꽃은 남사에서
카톡 프로필에 꽃 사진이 올라오기 시작하면 우리는 중년이 시작되고, 손자들 사진이 올라오면 할머니가 된 것이다. 어느덧 나의 유일한 사치는 꽃을 사는 것이 되었다.
젊었을 땐 먹지도 못하는 것, 금방 시들어버릴 꽃을 왜 사나 싶었다. 하지만 엄마가 베란다에서 꽃 가꾸는 걸 좋아해서, 매번 생일선물이나 기념일에는 화분을 구입했다.
"뭘 이런 걸 사오니?" 하시면서도 무지 좋아하셨다.
남사 꽃시장을 가면 카트 한 가득 여러 꽃을 담는 재미가 마트에서 시식하는 재미보다 즐거워졌다. 올해도 어버이날에 꽃을 한 가득 드렸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하고 집에 계시는 날이 많아지셔서, 집에서라도 마음껏 보시라고.
매년 군포 철쭉 축제를 가신다. 올해도 남편과 함께 모시고 다녀왔다. 아이들과 같이 철쭉 축제를 다녔지만, 더 이상 따라다니는 아이들이 없어졌다.
흔히 동네에서 볼 수 있는 철쭉. 그 철쭉이 축제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매화를 시작으로, 노란 물결이 하늘거리는 유채꽃과 수선화, 그리고 봄비처럼 흩날리는 벚꽃이 지며 본격적인 봄인 4월이다. 살랑거리는 바람과 함께 봄꽃 여행을 떠나기 좋은 시기다.
서울 근교 4호선 수리산역과 산본역 인근에 위치한 군포 철쭉동산에서 매년 4월 도심 철쭉 축제가 개최된다. 대중교통으로 방문하기 편리하고, 올해는 철쭉 드론쇼와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더욱 풍성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올해 어버이날, 난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어린이날엔 받은 게 없다"며... 아, 작년에는 자전거를 사줘서 꽃을 받은 거였구나! 작년에 아들이 조화꽃 바구니를 들고 왔었다.
"친구들이 꽃 사러 가길래 따라 샀다"며 안겨주었는데, 올해는 아무것도 없구나. 내심 섭섭해서 계속 중얼거렸다.
그 주 일요일 저녁 외식을 하며 들어오는 길에 화훼 비닐하우스 단지가 보였다. 남편에게 차를 세우라고 했다.
"아들, 왜 올해는 꽃 안 사왔니?"
"꽃집에 갔는데 사람이 많아서 귀찮아서..."
"꽃집에 데려다 주었으니 3,500원짜리 작은 화분, 니 용돈으로 사!"
"지갑 안 가져왔어요."
"계좌이체해!"
명령이었다. 이렇게까지 해서 교육을 시키고 싶었다.
핑크 화분에 담긴 카네이션을 골랐더니 2만 원. 어버이날이 지났으니 1만 5천 원에 주신다고 하셨다.
"애들이 어린이날 안 받았다고 꽃을 안 사줘서 꽃집으로 데려왔으니, 내년에도 안 사오면 저기 제일 비싼 거 사라고 할 거야!"
"중학생이면 어린이가 아니지?"
화원집 아주머니도 내 역성을 들어주신다.
이렇게 강제 꽃화분을 받았다.
저녁이 되자 딸들은 케이크와 비싼 유리병에 카네이션이 들어있는 꽃병을 들고 왔다. 이렇게 올해도 무사히 꽃과 케이크를 받았다.
그 다음 날 꽃집에서 우리 딸이 사온 카네이션 가격표를 보고 좀 짜증이 났다. 남사에서 사면 그 가격이면 큰 걸 살 텐데... 포장만 화려하지, 물병에 있는 꽃은 금방 지는데.
"난 흙에 있는 꽃이 좋은데..." 하며 중얼거린다.
나의 유일한 사치는 꽃을 사는 것. 그 꽃을 통해 가족과 나누는 사랑
엄마의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