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티켓공짜라는 말에 아들이 가고 싶어 했던 회사
삼성전자 옆에 산다고 다 잘 먹는 건 아니다.
“집 앞이라 편하겠네~” 하며 가볍게 지원한 하루 알바,
삼성전자 현장 식당이었다.
외부 업체에서 배달 온 음식을 세팅하고
리필 떨어진 반찬 채우고
식판 치우는 단순한 일.
그런데 밥 짓는 사람 손이 바쁘면
그 밥 먹는 사람 일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 밥 잘 나온다’는 말,
그건 아마 넥타이 맨 삼성맨들의 이야기일 거다.
한식, 중식, 샐러드바 고르는 그들 말고
나는 컨테이너 가건물 안,
현장 노동자들을 위한 단일 메뉴 식당에 있었다.
땀에 젖은 작업복,
한 손엔 국그릇, 한 손엔 김치.
일이 힘드니 밥은 무조건 듬뿍.
“밥 더!” 하는 소리에
국자 들고 자동 반사로 밥을 퍼 올렸다.
그날 느꼈다.
직업에 따라, 밥그릇이 다르구나.
나는 주부라 대충 혼밥으로 때우는 날이 많다.
설거지 만들기 싫어서 김에 밥 싸 먹고 끝내지만,
예전에 본 그분들의 밥상은
‘일한 만큼 먹는 삶의 무게’였다.
밥 한 끼에도 세상이 다 담겨 있구나 싶었다.
고봉밥을 먹던 우리의 선조들의 삶은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