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캠페인, 그 첫걸음
오늘은 복지사각지대 발굴 홍보 캠페인과 배분 활동을 함께하는 날이었다.
홍보물과 안내책자, 그리고 작은 사은품이 담긴 지퍼백을 손에 들고 거리로 나섰다.
우연히 지인을 만나 얼른 챙겨주기도 했지만, 몇 번의 경험이 쌓이니 이제는 보인다.
바쁘게 걸어가는 젊은 직장인보다는, 장바구니를 들고 천천히 걸어가시는 분들.
그분들의 눈빛에서 '아, 이분께 드리면 좋아하시겠다'는 느낌이 온다.
우리 팀이 제일 먼저 사은품을 다 나눠드렸다. 뿌듯했다.
오늘은 이불과 삼계탕을 7 가구에 배달하는 일정이었다. 4명이 함께 움직였다.
첫 번째 장소는 고시원.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올라가는 순간, 나는 잠시 숨이 막혔다.
방들이 벌집처럼, 미로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60개의 호실이 좁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아니, 방 번호를 어디서 찾아야 하지?"
우리는 한참을 헤맸다. 좁은 복도, 미로 같은 배치. 답답함이 밀려왔다.
고시원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젊은 청년도, 나이 드신 어르신도.
낮 시간인데 왜 일을 안 하고 방에 계실까 하는 생각도 스쳤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누구에게나 사정은 있는 법이니까.
어두운 방문이 조금 열리고, 손만 쑥 나와 물건을 받아가셨다. 그 손의 온기만 남기고 문은 다시 닫혔다.
다음은 아파트.
입구 경비실 아저씨께 사정을 설명하고 문을 열어달라고 했다.
남의 아파트라 지리를 몰라 지하를 빙빙 돌았다.
동과 호수를 찾는 것만으로도 한참이 걸렸다.
드디어 찾아간 집 앞에는 명단에 메모가 "집에 없습니다. 비밀번호: ****"라고 적힌 쪽지가 붙어 있었다.
"좋아, 이제 문만 열면 돼."
그런데 문제는 아파트마다 공동 현관문 여는 방법이 다 다르다는 것. 호수 누르고, 입력 누르고, 비밀번호 누르고... 아니, 이건 또 뭐지? 경비실 호출도 안 되고. 우리는 한참을 현관문 앞에서 씨름했다.
다음 아파트. 방문자 출입구에 차가 3대나 줄줄이 서 있었다.
각자의 사연을 설명하고 문이 열리기 차례를 기다리는 시간.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를 위해 움직이고 있구나 싶었다.
이번에도 집에 안 계셨다. 문고리에 물건을 걸고 인증 사진을 찍었다.
"따뜻한 삼계탕인데... 지금 드셔야 맛있을 텐데..."
패딩을 입은 사람도 보이고, 반팔을 입은 청소년들도 보이는 이 어중간한 계절.
가을도 없이 겨울로 향하는 요즘, 갑자기 추워진 날씨가 누군가에게는 더 혹독하게 느껴질 것이다.
따뜻한 이불 한 채, 뜨끈한 삼계탕 한 그릇.
"맛있게 드시고, 힘내세요."
직접 말로 전하지 못한 우리의 마음이 그분들께 닿았으면 좋겠다.
문득 생각났다.
어제 소화기 설치해 드렸더니 감사하다며 한 주먹 쥐어주신 사탕.
책 만들기 수업 후에 핸드메이드 크림을 챙겨주신 수강생.
매 수업 때마다 홍삼을 챙겨주시며 "선생님이 있어서 좋고 든든해요"라고 말씀하시는,
우리 엄마 같은 수강생.
나는 이렇게 작은 것에도 행복하고 감사하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가 찾아간 그분들도, 우리나라의 복지 시스템에, 그리고 이렇게 찾아가는 우리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실까?
봉사는 주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하루를 돌이켜보니, 우리도 많은 걸 받았다.
좁은 고시원에서도 살아가는 사람들의 끈기. 문고리에 걸린 물건을 보고 환하게 웃으실 누군가의 얼굴.
복잡한 아파트 현관문과 씨름하며 나눈 동료들과의 웃음.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그 뿌듯함.
오늘도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으로서 의미 있는 하루를 보냈다.
발은 좀 아프지만, 마음은 따뜻하다.
-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