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솔보조강사 체험기
화성은 정말... 넓다.
내비게이션이 "1시간 후 도착 예정"이라고 냉정하게 알려줄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톨비 4천 원 내고, 아침 출근길 정체에 갇혀 핸들을 붙잡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 하나.
"내가 왜 이걸 신청했지?"
매일 이 길을 출퇴근하시는 분들은 정말 존경스럽다. 진심으로.
신기하게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달랐다.
길도 안 막히고, 빨리 도착하고, 머릿속엔 오늘 본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남는다.
그리고 어느새 나는 또다시 다음 알바 공고를 클릭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결과적으로 운전 실력도 업그레이드되고, 시급도 받고, 체험도 하고... 일석삼조?
인솔보조강사라고 그냥 지켜보기만 하는 건 아니었다.
나도 학생들 도우며 덩달아 체험할 수 있었던 프로그램들:
나만의 석고 방향제 만들기 - 생각보다 예쁘게 나와서 뿌듯
플로리스트 센터피스 - 꽃을 디자인한다는 게 이렇게 섬세한 작업이었다니
화과자 만들기 -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쁜 비주얼
디퓨저 만들기 - 집에서 계속 쓰는 중
풍선아트 & 풍선꽃다발 - 생각보다 어려웠던...
꽃볼펜 + 스마트톡 - 실용성 최고
과일 깎기 - 눈과 입이 동시에 즐거워지는 마법
희귀 반려동물 사육사 - 오늘의 하이라이트!
오늘 체험 장소는 내가 평소에 수도 없이 지나다닌 길이었다.
근데 "뉴런네이처"라는 가게가 거기 있는 줄은 오늘 처음 알았다.
간판이 있어도 직접 들어가 보지 않으면 절대 모를 곳.
문을 열고 들어가니 완전 다른 세계였다.
큰 거북이, 이구아나, 그리고... 뱀. 다양한 종류의 파충류들이 가득한 공간.
솔직히 나는 파충류를 별로 안 좋아해서 관심도 없었는데, 아이들은 정말 신났다.
뱀을 목에 감아보고, 먹이도 주고, 만져보고.
나는 멀찍이서 지켜봤지만,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을 보니 이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체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알게 된 사실: 특수동물학과와 희귀 동물 관련 전공이 실제로 있다는 것.
반려동물보건학과는 들어봤어도, 이렇게 세분화된 전공이 있는 줄은 정말 몰랐다. 아이들도 신기해하며 "저도 뱀 키우는 사람이 될 수 있어요?"라고 물어봤다.
진로 체험이 주는 힘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운전? → 힘들다
톨비? → 아깝다
출근길 정체? → 최악이다
하지만...
다양한 체험? → 재밌다
아이들의 반응? → 보람차다
새로운 발견? → 값지다
운전 실력? → 늘었다
결국 나는 다음 공고도 신청할 것 같다.
화성은 여전히 멀고, 출근길은 여전히 막히겠지만, 매번 새로운 체험과 배움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이제는 알아버렸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