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세, 그 소중한 경험


통장에 입금된 알림을 받았을 때의 그 떨림을 어떻게 설명할까.

몇천 원.

겨우 열 권이 팔린 책의 인세치고는 정말 적은 액수다.

하지만 내 손으로 만든 책이 누군가의 손에 건네졌고, 그 대가가 돈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나는 처음부터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쓴 게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이 작은 입금액이 더 큰 기쁨으로 다가왔다.

"내가 작가라니." 누군가에게 "작가님"이라는 호칭을 받았을 때의 그 설렘은 통장의 숫자로는 절대 재지 못할 만큼 소중했다.

감사의 마음으로 출판사대표님께 음료쿠폰 2잔을 보냈다

"인세보다 더 쓰시는 거 아니에요?"

나도 그 말에 웃음이 났다.

"손해인데 기분 좋네요."

우리는 서로를 감사해하며 그렇게 대화를 마쳤다.

돈으로 따지면 손해겠지만, 그 순간 느껴지는 따뜻함은 그 어떤 인세보다 값졌다.

그런데 그다음 날, 책방에서 우연히 만난 작가님의 말이 자꾸만 떠올랐다.

"저 동화책 천 권을 팔았는데도 선입금 150만 원을 받은 이후로는 입금되는 게 없어요."

아. 그렇구나. 책으로 돈을 번다는 게 정말 그런 일이구나.

나는 물론 알고 있었다.

요즘 출판 시장이 얼마나 힘들어졌는지, 책을 내서 이윤을 내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하지만 그것은 남의 이야기였다.

추상적인 정보였다.

그런데 천 권을 팔아도 입금되는 게 없다는 말을 직접 들으니, 현실이 벽처럼 다가왔다.

내가 앞으로 이 책을 몇 권이나 더 팔아야 할까. 과연 팔릴까.

그러던 중 뉴스에서 본 기사가 계속 맴돈다.

책이 예상외로 잘 팔려서 기쁜 나머지 선의를 잃어버린 작가, 유명인의 거짓 추천글로 책을 포장한 작가... 그리고 그 결과는 비극이었다.

책이 성공한다는 건 축복일까, 저주일까.

한동안 문학관에서 받은 《백조》라는 책이 책장에 놓여 있다.

행사에 몇 번 참석하다 보니 같은 책을 두 권이나 받았다.

나는 책을 좋아하는 동아리에 한 권을 선뜻 건넸다.

혹시 누군가 이 책을 펼쳐볼까 하는 마음으로.

하지만 그 책은 펼쳐지지 않았다.

재활용 쓰레기통으로 버려졌다

책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옛날엔 매일신문을 펼쳤다.

이제는 신문을 보는 사람이 드물다.

남편 회사에서 보내는 회사지, 복지관에서 오는 소식지, 동네 지역신문...

이런 것들도 광고가 줄어들까 봐 안 읽혀도 어쩔 수 없이 발행되고 있다.

그리고 결국 버려진다.

내 책도 그렇게 될까?

출판사가 물었다.

" 책 발행을 위해 몇 권을 주문하실 거예요?"

나는 답할 수 없었다.

내 책은 내게는 소중한 일기이자 에세이다.

그런데 남에게는? 누가 읽어줄 것인가?

혹은 결국 펼쳐지지 않은 채 어딘가에 쌓여 있다가 버려지지 않을까?

그 생각이 자꾸만 가슴을 무겁게 했다.

정말 좋은 책들이 많은데도 읽히지 않는다.

브런치만 해도 수많은 글들이 매일 올라온다.

하지만 대부분은 쓱쓱 지나간다.

완독은 꿈도 못 꾼다.

댓글도 점점 변했다.

처음엔 누군가 내 글을 읽고 진심으로 달아주는 것 같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자기 구독자를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내 글을 읽지도 않고 자기가 할 말만 복사해서 붙여 넣기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깨달을 때,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런데.

가끔 지인이 댓글로 소식을 달아줄 때가 있다.

" 글 읽고 있어. 파이팅!"

"너 글 좋아. 계속 써."

그럴 때다. 그때 느껴지는 힘이 진짜다.

한 명이라도 누가 내 글을 읽고, 마음이 닿는 순간, 모든 게 돌아온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여기 이 글을 쓴다.

저도 인세 나왔어요. 겨우 몇천 원이지만, 처음 받은 인세라서 정말 소중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있다면, 함께 힘내요. 우리 모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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