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 신발의 모험, 그리고 해피비치의 기적


재래시장에서 신발 쇼핑을 마치고 해산물 뷔페로 향하는 우리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싱싱한 새우, 게, 조개... 뷔페에서 배 터지게 먹고 흡족한 표정으로 식당을 나서는데.

"엄마, 아쿠아 신발 한쪽이 없어."

딸아이가 갑자기 멈춰 섰다.

"... 뭐?"

새로 산 신발을 신고, 원래 신던 아쿠아 신발 한쪽을 들고 다녔는데 그게 증발해 버린 것이다.

식당 안을 다시 뒤졌지만 흔적도 없었다.

"어디서 마지막으로 봤어?"

"음... 해변에서 사진 찍을 때 내려놓았던 것 같은데..."

그 순간 내 머릿속에서는 복잡한 계산이 돌아갔다.

지금 다시 가자니 일정은 이미 다음 장소로 향하고 있고, 시간은 없고, 가이드는 기다리고 있고...

하지만 다행히도 그 해변은 숙소 근처였다.

게다가 첫날 도착하자마자 가이드 투어도 없이 걸어갔던 곳이라 위치는 익숙했다.

"나중에 다시 와서 찾으면 되지."

그렇게 스스로를 달래며 다음 일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행에서는 늘 이런 작은 사건들이 생기는 법이니까.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속으로는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여행 와서 정신 못 차리는 거 보니, 가볍게 한마디 툭 던졌다.

엄마로서 약간의 구박(?)이랄까

"친엄마 맞아?"

그런데 주변 사람들 눈에는 내가 완전 계모처럼 보였나 보다.

딸아이를 힐끔 쳐다보는 시선들이 느껴졌다.

'아니, 친엄마라니까요...'

그렇게 마지막 투어까지 마치고, 드디어 도착한 곳.


"냐짱의 해변을 바라보며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해피비치 인생샷 찍기"

상품 설명서에 거창하게 적혀 있던 바로 그 해피비치였다.


"어차피 여기 근처니까 신발 찾으러 가보자."

반신반의하며 해변으로 내려갔다.

설마 있겠어? 몇 시간이나 지났는데... 파도에 휩쓸려 갔을 수도 있고, 누가 주워갔을 수도 있고...

그런데.

"엄마!!! 있다!!!"

딸아이가 소리쳤다.

새 신발 사고 아쿠아 신발 넣어줬던 검은 봉지가, 해변가 모래 위에 그대로 있었다.

몇 시간 동안 파도도, 사람들도, 그 누구도 건드리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것이다.

"와... 대박..."

정말로 우리는 해피했다.

돌이켜보면 참 신기한 일이었다.

숙소가 가까워서 다행이었고, 첫날 도착하자마자 가이드 투어 없이 걸어가 봤던 해변이라 기억에 남았고,

그래서 신발을 잃어버렸을 때도 '나중에 찾아보자'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고.

무엇보다, 신발 잃어버렸을 때 짜증을 참고 견딘 보람이 있었다. (물론 '친엄마 맞냐'는 말은 했지만.)

해피비치.

이름 그대로 우리를 해피하게 만들어준, 잊지 못할 해변이 되었다.

그날 이후로 딸아이는 물건을 훨씬 더 잘 챙기게 됐다.

나는? 계모 같은 말투는 조금 자제하게 됐다.

여행에서는 늘 이런 작은 사건들이 생긴다. 하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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