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둘이서 알바를 릴레이로 넘기더니 결국 엄마한테까지 바통이 왔다.
"오티 때만 대신 가줄게~" 큰 인심 쓰듯 말했건만 나도 내심 솔깃했다.
7시부터 8시. 인형 채우고, 유리 닦고, 바닥 쓸면 끝.
이거 나 잘할 수 있는데? 오히려 내가 더 꼼꼼한데?
평생 늦잠 자던 내가 "나도 부지런한 사람이 되어보리라" 비장하게 마음먹었건만—
돌아온 답은 한 줄.
"엄마는 곤란하다고 하셨어요."
얼굴도 안 보고. 이력서도 안 받고. 그냥 엄마라는 이유 하나로.
잠시 멍했다.
사장이 젊은가. 하긴, 젊은이들이 찾는 매장이지.
인형뽑기 기계 속 인형들도 집게에 한 번은 잡혀봐야 아는데
나는 집게가 닿기도 전에 스르륵 떨어진 셈이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나쁘지 않다.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 남의 유리창 닦을 뻔했잖아.
딸방 유리창도 안 닦는 딸내미가 자기 얼굴엔 그렇게 공을 들이는 걸 보면서 "나는 능력자인데..." 중얼거리며
오늘도 자유로운 내 시간으로 커피 한 잔 마시련다.
씁쓸하지만, 달달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