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과 이미지를 제공해 주신 작가님께 감사하며
매일 자전거를 탄다는 것에 대하여
차비가 안 든다
천 원짜리 한 장 아껴서 아이스크림 하나 사 먹을 수 있다
내가 세우고 싶은 곳에 세운다
주차비 걱정 없이 꽃집 앞에도, 빵집 앞에도
기분 좋으면 그냥 거기
걷는 것보다는 빠르고 버스보다는 느리지만 그 사이 어딘가에서 바람이 귀를 스친다
신호등 앞에 나란히 선 자동차들을 옆으로 지나칠 때 작은 승리 같은 기분
비가 온다 우산을 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 갈 수도 없고
오르막길이 나타난다
두 다리가 묻는다
정말 이게 좋아서 타는 거 맞아?
자전거 도둑이 세상에 있다는 것 자물쇠를 채우면서 새삼스럽게 슬프다
그래도 내일도 탄다 두 발로 밟으면 앞으로 가니까
그게 전부인데 그게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