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지를 들고
아침 운동 삼아 나온 30분, 사탕 배달부가 되다
성격이 급한 건 어쩔 수 없다.
배부 시작이 8시 30분이라는 걸 알면서도 평소 습관대로 일찍 나섰다.
지난주 고등학교 앞에서는 7시 50분에도 교복 입은 학생들이 하나둘 나타났으니까.
이번에도 혹시 모르지.
그 마음으로 8시 15분, 초등학교 정문 앞에 섰다.
조용했다.
정문은 열려 있고, 지나가는 건 출근하는 어른들뿐.
'역시 초등학교구나.'
8시 20분이 되자 그제야 아이들이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늘 건네야 할 전단지는 고작 60장.
지난번 노트 배부 때와 비교하면 정말 가뿐한 숫자다.
내용물도 달랐다.
물티슈도, 무거운 노트도 아닌, 비닐봉지 안에 전단지 한 장과 사탕 하나.
혹은 가벼운 행주.
집에서 챙겨 나올 수도 있을 만큼 가볍고, 나눠주기도 편했다.
업무 브리핑은 간단했다.
"고학년은 패스하고, 1·2학년이나 학부모 위주로 드리세요."
그런데 막상 서 있으니, 혼자 등교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꽤 많았다.
가방을 들쑥날쑥 메고 총총거리며 혼자 걸어오는 꼬마들.
아, 요즘 애들 씩씩하네.
그중에 할머니 손을 꼭 잡고 오는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자연스럽게 그 손을 향해 봉투를 내밀었다.
"이거 드릴게요~" 아이가 봉투를 받아 들고 안을 들여다보더니 눈이 반짝. 사탕이다.
저학년 아이들은 확실히 달랐다.
모르는 어른이 뭔가를 내밀어도 일단 손이 먼저 나왔다.
사탕이 들어있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봉투를 받고 나서 안을 확인하는 그 2초가 매번 귀여웠다.
60장, 생각보다 훨씬 빨리 줄었다.
나눠주는 속도가 붙으니 어느새 손이 가벼워져 있었다.
시계를 보니 30분이 채 안 됐다. 다 돌렸네.
무거운 짐도 없고, 뙤약볕도 아니고, 아이들 얼굴 보면서 사탕 나눠주는 아침 30분.
오늘 점심값은 이렇게 벌었다.
걸어서 집에 돌아오는 길, 괜히 기분이 좋았다.
아침 운동도 됐고, 귀여운 것도 실컷 봤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