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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글이 쓰레기같이 느껴지는 순간

나도 잘하고 싶다

공부할수록

명화 공부를 하면서 책을 읽으면서, 점점 내 글은 쓰레기처럼 느껴져서

브런치에 글 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며 잠깐 글쓰기를 멈췄다.

글 올렸을 때 잠깐의 반응에 희열을 느끼며 꾸준히 글을 올렸었는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글을 쓸 수가 없었다.

사실

조각상 피에타를 봤을 때 그냥 '유명한 작품이래' 하며 실물을 봤음에도 감흥이 없었다.


공부를 하면서 피에타의 조각상을 사진으로 여러 각도에서 보게 되었다.


미켈란젤로 조각상, 새하얀 돌로 살결이랑 옷의 주름을 표현하다니. 예수의 늘어진 손, 신에게 바치는 조각, 삼각구도, 축 늘어진 예수, 성모가 너무 젊어 보인다, 팔다리의 근육, 아들의 죽음, 예술가의 고집, 인간의 열정.


알게 되는 것의 고통

공부를 하면 할수록 자신의 글이 초라해 보이는 것, 그건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다.

피에타를 처음 봤을 때 별다른 감흥이 없었던 나이지만,

공부를 통해 미켈란젤로의 손길을 느끼게 된 것처럼 말이다.

그 새하얀 대리석에서 살결을 읽어내고, 성모의 젊은 얼굴에서 작가의 의도를 발견하고, 축 늘어진 예수의 손에서 절망과 신성함을 동시에 보게 된 것처럼.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반응이 좋으면 기뻤다.

하지만 이제 나는 더 깊이 보기 시작했다. 문장의 결, 단어의 무게, 구조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으니까. 그래서 예전 글들이 부족해 보이는 것이다.


불완전함의 의미

하지만 생각해보자. 미켈란젤로도 처음부터 피에타를 조각할 수 있었을까? 수많은 시행착오와 '쓰레기 같은' 습작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조각칼을 들었다. 돌을 깎으면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섰다.

내 글쓰기도 그런 과정이다.

지금 쓰레기 같다고 느끼는 글들도 내가 더 나은 작가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피에타의 삼각구도처럼, 글에도 보이지 않는 구조가 있다. 그걸 체득하려면 계속 써야 한다.


오늘을 기록하는 의미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의미가 뭘까?

완벽한 글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의 내가 느끼고 생각한 것을 기록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 불완전함 속에서도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는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켈란젤로가 "나는 돌 속에 갇힌 조각상을 해방시킬 뿐"이라고 했듯이, 나도 지금 자신 안에 갇힌 진짜 작가를 해방시키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모든 글들은 의미가 있다.


계속 쓰기로 했다

공부하면서 느끼는 부족함을 글로 써보기로 했다. 그 솔직함 자체가 이미 좋은 글의 씨앗이다.

오늘도 쓰레기 같은 글을 쓸 것이다. 그리고 내일도. 그렇게 계속 써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내 안의 피에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글쓰기는 완벽을 향한 여정이 아니라, 불완전한 오늘을 기록하는 용기다.




퇴고는 나중에 생각하자


그냥 오늘은 쓰레기 같은 나의감정을 글로 내뿜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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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옷에 작가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는걸 오늘 알았다


난 피렌체에서 도대체 뭘 보고 온건지?

방탄 유리안의 껍데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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