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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카 바닥에 깔렸던 하피첩,

7억5000만 원에 낙찰



가을비 내리는 저녁, 문학관에서 들은 정약용의 하피첩 이야기가 마음에 오래 머물렀습니다. 부인이 보낸 치마감에 종이를 붙여 만든 글씨첩에, 멀리 떨어진 아들들을 향한 아버지의 간절한 마음을 담았던 그 시간들 말입니다.

'노을빛 치마로 만든 첩'이라는 뜻의 하피첩. 유배지에서도 아들들의 안부를 묻고, 학문의 길을 제시하며, 삶의 지혜를 전하려 했던 아버지의 사랑이 그 붉은 천 위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었겠지요.

바이올린과 플룻의 선율과 함께 들은 시 낭송이 더욱 깊이 와닿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나 봅니다. 누군가를 향한 진심 어린 마음은 시대를 뛰어넘어 울림이 되고, 그 울림은 음악처럼 우리 가슴을 두드리니까요.

정약용이 200여 년 전 치마감 위에 글을 썼다면, 우리는 지금 디지털 공간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매체는 달라졌지만,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만큼은 똑같지 않을까요?

우리가 브런치에 올리는 하나하나의 글들이 모두 현대판 '하피첩'입니다. 일상의 소소한 경험담부터 깊이 있는 사색까지, 여러분의 진솔한 이야기들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배움이 되고 있어요.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고 했지만, 꼭 거창한 업적이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약용의 하피첩처럼, 진심이 담긴 글 한 편이 세월을 견디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우리 모두의 작은 유산

여러분의 글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선물이 됩니다. 댓글 하나, 공감 하나가 작가에게는 큰 힘이 되고, 독자에게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창이 되죠.

계속 써주세요. 여러분의 솔직한 이야기를, 고민을, 깨달음을. 그것이 바로 우리 시대의 하피첩이 되어, 언젠가 누군가의 마음에 따뜻한 위로와 지혜를 전해줄 테니까요.

가을비가 내리던 오늘 저녁처럼, 여러분의 글도 누군가의 일상에 잔잔한 감동의 선율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 귀한 책이 리어카 폐지가 될뻔

나의 글이 폐지처럼 지금은 느껴질지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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