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소리
인터넷으로는 매일 날씨만 체크하던 게 전부였던 내가 처음으로 했던 SNS는 스레드였다. 어느 날 스레드에 내가 쓴 시를 올리고 얼마 있지 않아 누군가가 댓글을 달았다.
" 요즘엔 이렇게 글 쓰는 게 아니에요.. 아직도 이렇게 쓰는 사람이 있다니... 대박..ㅋㅋㅋ"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저렇게 쓰여 있었다. 목이 콱 막혔다. 그리고 누가 볼세라 얼른 글을 내렸다. 그리고 한동안 스레드에 글을 올리지 못했다. 글을 썼다가도 누군가가 또 ㅋㅋㅋ 할 것만 같아, 썼다가 지우고를 반복 했었다.
내게 댓글을 단 사람이 그저 악성 댓글을 즐기는 빌런 일수도 있겠다 생각하며 글을 올리려다가도, 혹시 작가이거나 국문학에 조예가 깊은 교수 혹은 학생이면 어쩌지란 생각이 들면 글을 지우게 되었다.
내가 배운 글쓰기는 30 몇 년 전 고등학교 국어 시간이 전부다. 그 어떤 글쓰기 강좌도 들어 본 적이 없고, 호주 산골에서만 살다 보니 한국처럼 원활하지 않은 인터넷 사정으로 전자책 한 권을 제대로 읽어 볼 수도 없었다.
글 쓰는 것도 변하는 모양이었다.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누군가가 만일 예전 선조들이 쓰시던 시조 방식으로 시를 지었다면, ㅋㅋㅋ까지는 아니겠지만 요즘에 누가... 라며 의아해 할 수도 있겠다 생각하니 이해가 되었다.
나는 내가 글을 잘 쓰는지, 아니면 못 쓰는지 조차도 모른다. 그냥 내가 좋아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내 글을 통해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준다거나, 깨우침을 주려하는 의도는 추호에도 있을 수 없다.
내 글을 소개하면서 나는 "무료하신 분" 들에게 추천을 한다고 써 놓는다.
나는 배움이 짧다. 내가 배운 한글로 나의 감정을 옮겨 적는 게 다다.
그 댓글을 접한 후, 아주 잠깐 나는 프로들이나 한다는 멋있는 슬럼프에 빠졌었다. 그리고 마땅히 대화할 상대가 없던 나는 AI에게 물었다. AI가 내게 준 대답은
물론 기계가 주는 말이니 무조건 신뢰를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데이터를 가지고 정보를 준다 하니 듣고 싶어졌다.
"사람에게 상처를 받고, 기계에게 위로를 받는 세상이다."
그냥 내 글을 쓰기로 했다.
나를 닮은 내 글...
내 목소리를 담은 내 글을 쓰고 싶을 뿐이다.
그냥 쓸것이다.
그러니 ㅋㅋㅋ는 넣어 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