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생각
살랑 떠올랐던 구름이 가벼이 보여서였을 테지
마저 채비 못한 행색에 이리 큰 산을 올랐으니
아래에 남은이들 재미져라 웃어대고
손이 발을 보태 네 발이 되고
땀이 모자라 피를 보태고
목이 비틀어져 앞을 잡을 수 없을 때
구르며, 찬 겨울 아량 없는 시린 눈에
구르며, 나를 노려 자란 억새가시 놈들은
날 잡아, 좋아라. 신난다. 쑤셔댄다.
오르며, 각시처럼 흐드러진 꽃들도 있었을 테고
오르며, 잠시 앉아 쉴, 빈 바위도 있었을 테고
오르며, 시원한 바람도 불었을 텐데
눈먼 잡년이라 정강이만 까진다.
아마도 백 년은 지났겠지,
오르다,
구르다,
다시...
하늘은 거기쯤 있을까
천 년은 더 올라야 하나보다.
꽃도 있을 테고
쉴 바위도 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