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가 배밀이를 합니다. 그러다 두 손으로 두 무릎으로 성큼성큼 배밀이를 합니다. 순식간에 화장실의 슬리퍼를 덥썩 짚습니다. 색깔이 맘에 드는 모양입니다. 엄마는 거북이 들 듯 쥬를 들어 거실로 옮겨 줍니다. 이번에는 성큼성큼 공기청정기 밑으로 가서 작은 손으로 전기줄을 꼬물락꼬물락 만지작거립니다. 엄마는 다시 들어 옮겨 놓습니다. 이번에는 성큼성큼 중문으로 기어갑니다. 유리문도 잡아보려 다섯 손가락을 유리에 대고 꼼지락 꼼지락 합니다. 정말 예쁜 손입니다. 중문 앞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줄 모르고 아빠의 퇴근을 기다리는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납니다.
쥬는 이유식을 시작했습니다. 알러지 테스트가 필요해서 쥬엄마는 나름 계획을 세워 열심입니다. 오늘은 계란을 먹는 날이랍니다. 삶은 계란 노른자를 으깨서 죽과 함께 먹입니다. 쥬는 한입에 넙죽넙죽 받아 먹습니다. 흘리지도 않습니다. 무슨 애기가 삼키는 것을 얼마나 잘 하는지 신기합니다. 앙증맞은 손으로 물병을 잡고 빨대로 물을 잘 먹습니다. 손은 자연스럽게 입으로 갑니다. 여기저기 죽이 얼굴에 묻습니다. 그 손으로 졸리다고 눈을 부빕니다. 어쩌나요~~ 눈에 죽이 들어갈까 걱정인데 쥬엄마는 대충 닦고 이유식을 마저 먹입니다. 쥬는 정해진 양을 다 먹네요. 쥬엄마는 쥬 얼굴을 씻기고 침대에 놓고 나옵니다. 잠시 울음소리를 내던 쥬는 어느새 잠에 빠졌습니다. 이제는 안아주지 않아도 혼자 잘 잡니다. 이 시간은 쥬엄마의 자유시간입니다. 아기가 깰까 소리나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엄마도 조용히 누워봅니다.
쥬의 아랫니 2개가 인사를 합니다. 톱니 같은 하얀 이 2개가 쏘옥 올라온 모습이 예쁩니다. 간식으로 뻥튀기 과자를 입으로 가져가더니 '똑' 부러뜨립니다. 과일로 제법 잘 먹습니다. 이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습니다. 알러지 반응을 하루하루 통과하며 이유식을 잘 먹고 있습니다. 받아 먹는 입만 봐도 감사합니다.
두 발과 두 무릎으로 빠르게 기어 무엇을 잡고 일어섭니다. 벽을 잡고, 소파를 잡고, 식탁 의자를 잡고 섭니다. 그리곤 웃습니다. 눈에 장난기가 가득합니다. 손은 피아노 치듯이 손가락을 계속 움직입니다. 커서 피아노 가르치면 잘 할듯 싶습니다. 그 작은 손톱으로 벽지를 뜯었습니다. 그것 조차 신기합니다. 어딘가 의지하고 서서 무언가를 열심히 찾고, 옆으로 한발 한발 이동하는 쥬의 발이 앙징맞습니다. 스텝이 꼬이면 넘어집니다. 그래도 즐겁다고 웃고 바로 몸을 뒤집어 다시 일어서려합니다. 넘어지면서 머리 다치지 말라고 머리에 이상한 모자를 씌웠네요. 아기용 헬멧입니다.
날이 갈수록 기어다니는 속도가 엄청 빨라지고 있습니다. 양 손을 잡아주면 잘 걷고 좋아서 소리도 지릅니다. 걷고 싶은 모양입니다. 쥬는 하루가 다르게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칭얼거리지도 않고 지내는 쥬가 넘넘 사랑스럽습니다. 쥬는 조만간 어린이집에 면접 보러 간다고 합니다. 쥬의 사회생활이 시작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