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교회 안에 주방과 식당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교회가 많다. 주일마다 예배를 드린 후, 함께 점심을 먹고(애찬을 나누고) 소속된 단체의 방에 모여 성가대 연습과, 성경공부, 독서모임 같은 소모임 활동을 한다.
우리 교회에서는 교우들이 당번을 정해 애찬을 준비한다. 나도 애찬당번 때가 되면 교우 한 분과 짝이 되어 주일 아침에 함께 음식을 준비한다.
당번 없이 어느 교우분이 혼자 도맡아 주방일을 하셨던 교회도 있었다. 음식솜씨도 좋았고 당신이 손수 만든 음식을 교우들과 나눠 먹는 걸 정말!! 좋아하셨다. 많은 양의 음식을 만들면서 속도까지 빨랐다. 덕분에 나는 애찬을 만들 때 사용한 그릇이나 조리도구 설거지와 주방청소만 하면 됐다.
옛날, 엄마는 주일이면 혼자 연세 드신 할머니 교우들의 점심을 준비하셨다. 할머니 한분은 주일예배 시작 한참 전부터 교회에 오셨다. 도시락에 밥만 싸갖고 오셔서 우리 식구 밥상에서 함께 아침을 드실 때도 있었다. 내가 사모가 된 후에야 엄마의 그 수고가 얼마나 신경 쓰이고 힘든 일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어느 교회에 있었을 때 나는 애찬당번 조에 속해있지 않고 주일마다 상황에 따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눈치껏 찾아 했다. 나는 설거지하는 일이 제일 쉬웠다. 놀이할 때의 깍두기 역할처럼 모든 애찬조마다 들어가 상차림을 돕거나 설거지 같은 단순노동을 했다. 비록 매주마다 주방에 들어가야 했지만 직접 음식을 만들지 않아 마음은 한결 편했다.
요즘 우리 교회는 부활절이나 성탄절 외의 주일엔 밥을 하고, 국을 끓이고, 반찬을 만드는 번거로운 애찬을 하지 않는다. 김밥과 컵라면, 때로는 삶은 고구마와 감자 같은 간편식 애찬을 하고 있다.
코로나 시국을 거치면서 애찬 방식도 많이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