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짠~~ 안녕하세요, 작가님들!

by 시골사모

작가님들~안녕하세요! 강원도 원주에서 인사드립니다!

공식 은퇴 날짜는 8월 31일인데 감사하게도 교회에서 안식월 휴가를 주셔서 8월 초에 원주로 이사를 했습니다. 짐도 단출해졌고 마음도 섭섭하기보다 의외로 홀가분합니다. 31일 마지막 주일에 남양주 교회에서 은퇴예배를 드리면 37년의 목회여정을 마치게 됩니다. 그동안 거쳐 온 모든 교회와 교우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원주는 남편의 고향입니다. 옛날 어린 딸들과 명절 때 찾아왔던 원주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많이 달라져 있어 아쉬웠습니다. 명절 때면 어린 손녀딸들이 온다고 문 앞을 서성대며 기다리시다가 도로까지 뛰어나오셨던 어머님의 모습도 떠올랐습니다. 저희가 살 집은 오래된 아파트인데 동네 주변이 신기할 만큼 조용하고 널찍널찍하고 숲 속으로 이어진 산책길도 예쁩니다.

10여분 거리에 새로 지은 크고 멋진 널찍한 공공도서관이 있고 롯데시네마도 있고, 홈플러스와 다이소도 있습니다. 아파트 안에도 잔디 깔린 작은 공원 같은 산책길과 나무 의자가 둘러져 있어 남편과 하루에도 서 너 번씩 나가 앉았다 들어오곤 합니다. 신기합니다. 그다지 다정한 사이가 아닌데 환경 탓인듯합니다. 그때마다 농담하듯 말합니다. “곧 은퇴할 당신 친구들 다 원주로 오라고 해서 이곳에서 모여 살자고 해요. 밥도 돌아가며 한집에서 먹으면 편하고 저녁 먹고 반바지에 슬리퍼 신고 이곳에 모여 수다 떨기도 좋고 무엇보다 서로 외롭지 않아 좋을 것 같고. “

엊그제 제 후배가 안부 전화를 했을 때도 열심히 꼬드겼습니다.

“서울 너희 집값이면 원주에 와서 훨씬 큰 집에서 살 수 있다. “라고 말하면서.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자식들과 함께 사는 집도 드물고, 나이 들면 노동력도 떨어질 텐데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가까이 모여 살면 서로 의지도 되고 외로움도 덜 탈듯하고 무엇보다 서로 좋은 영향력과 기운을 나눠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은퇴를 앞둔 그들에게 다들 은퇴 후에 원주에서 모여 살자고 열심히 꼬드겨 보려고 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은퇴 후에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