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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프보이 Mar 23. 2023

야, 너 인스타툰 재밌더라

점프보이툰


2023년, 일명 컴포터블 존(comfortable zone)에서 벗어나고, 내가 두려워하는 새로운 일들, 작은 성공들을 하고 싶어서 시작하게 된 여러 일 등 중 인스타툰 연재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툰 연재를 꾸준하게, 계속해서 해나가서 나만의 타이탄 도구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현재 나의 인스타툰은 게시글 9개 정도 올라간, 아직 미약한 인스타툰이고, 팔로워는 너무나 감사하게도 450명 정도의 팔로워들이 팔로잉을 해주신다.


인스타툰을 계기는, 내가 오랜 해외 생활을 했다는 차별점으로 많은 에피소드는 아니지만, 색다른 에피소드들을 풀 수 있다는 데에서 강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단점으로는 내 그림 실력이다. 인스타툰을 그리면서 제일 힘든 것은, 내가 생각한 그 그림을, 실제로 내가 내 손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내 그림실력은 정말 엉망이다. 




일단 그림실력이 안되니까, 콘티로 어떤 장면까지 내가 표현할 수 있을지, 그 현실적인 한계를 생각하면서 지금 내가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목적이다. 허접작가이지만 예전에 나 혼자 산다 보다가 기안 84 같은 작가들이 마감을 두고 고공분투하는 게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드로잉 클래스를 듣고 있다. 강사님이 그러시는데 그림실력은 결국 손근육으로 해결하는 것이고, 그 손근육을 키우기 위해선 많은 시간을 지루하게 연습해야 한다고 하시니, 당연하게도 하루아침에 느는 것은 아니다. 


하루 한두 컷 그리는 데도 몇 시간을 소비한다. 물론 갈수록 짧아지는 것 같지만, 여전히 그림 그리는 건 상당한 노동이다. 물론 그 노동 속에서 완성된 5-6컷을 보면 뿌듯하고, 스스로 보면서도 아 이거 내가 봐도 에피소드 괜찮은데?라고 생각 들 때 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고된 과정을 거친다. 




이런 비루한 그림실력은 물론이고, 에피소드도 사적인 에피소드가 많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초보작가 입장에서 지인들한테 나 이런 인스타툰 한다고 말하기가 쉽지 않아 아직 누구한테도 말한 적 없다. 아니 불과 며칠 전까지.


4년 만에 만난 친구를 보면서 내가 요새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주절주절 말하다가 무심코 말해 버렸다. 나 인스타툰 한다고, 뭘 기대했던 건 아니고, 그냥 오랜만에 만난 친구한테 너한텐 이 정도는 오픈할 수 있지 하는 마음이었을까.


3월 달력도 만들어 보았다


친구는 당연히 놀랬다. 그리고 내 인스타툰 컷을 하나하나, 에피소드를 다 읽어본다. 나도 머쓱하지만 그걸 그냥 옆에서 지켜봤다. 그러더니 무심코 친구가 말했다. "야 이거 재밌다". 


그 말이 정말 즐거웠다. 재밌다니, 그 고된 과정을 거쳐 나온 작품이 재밌단다. 아 내 작품이 세상에 나와서 평가받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 그래서 내가 돼 물었다. 진짜 재밌냐고. "야 이거 재밌어, 니 얘기라서 더 재밌어". 




찐팬 1000명 만 있어도 먹고 산다고 앤드류 님이 그랬던가. 난 그때 나의 찐팬 1명을 현실에서 마주한 기분이었다. 아 이게 재밌구나. 나 나쁘지 않게 하고 있구나!


헤어지고 카톡이 왔다. "누나(와이프)가 너 툰 보더니 진짜 리스펙해, 나도 그렇고, 그렇게 계속 다양한 거 해봐". 아무래도 찐팬 한 명이 더는 것 같다.


이제는 찐 팬들을 생각해서 더 좋은 콘텐츠로 보답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정말 더 멋지게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비루하고 허접한 계정이지만! 오늘 나에게 너무나 좋은 에너지를 준, 두 팬에게 감사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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