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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의 꽃들처럼

by 이희숙

옛 어른들이 봄 날씨를 이야기할 때 '봄바람이 마치 미친년 널 뛰듯 한다'라는 표현을 쓰곤 했었다.

봄 날씨가 종잡을 수 없다는 말인 듯하다.

요즘 날씨가 그렇다. 지난 열흘 동안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겪었다.

돌풍과 함께 눈과 우박이 쏟아지더니 다음 날엔 초가을 상큼함이 느껴지거나 혹은 봄을 알리는 듯 화사하고 따뜻한 날씨가 사람들을 밖으로 유혹한다. 그렇게 며칠 지나더니 어제오늘의 날씨는 여름을 방불케 한다.

미처 겨울 외투를 벗지 못한 채 커피숍을 찾은 젊은이가 에어컨을 켤 수 없냐고 조심스레 묻는다.

햇빛이 좋은 날, 밖을 내다보면 나가고 싶은 마음에 커피숍 안이 갇힌 공간의 감옥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눈과 우박을 쏟아내는 추워진 날씨는 옴짝달싹 못하게 실내에 나를 가두어 놓는다.

산책을 해야 함에도 봄의 한가운데에서 차가운 바람과 맞서고 싶지 않아 엄두가 나질 않는다.

하지만 학생들은 시험을 보는 기간인지 아침나절부터 군데군데 그룹을 이루어 책을 보며 공부하느라 바쁘기만 하다.

추웠다 따뜻했다가 반복되고 창문 밖 장미가 연녹색의 잎을 돋아내는 것을 보니 날씨가 변덕스러워도 이제는 봄인 것 같다.

바람이 사나워도 따뜻해진 날씨는 사람들의 움직을 향기로운 봄의 풍경으로 시선을 돌리게 한다.

작은 화단을 보니 봄이 오는 길목에서 지난겨울의 혹독함을 홀로 견디어 내며 피워 낸 튤립과 금낭화가 대견스럽게만 느껴진다. 아침이면 햇살에 반사되어 밝고 환하게 피어나며 해가지면 할미꽃처럼 고개를 숙이며 오므라드는 튤립은 봄의 정원을 은은한 생동감으로 활기 있게 펼쳐 놓는다.

어저껜 서울에 사는 친구가 친정에 부모님을 뵈려 왔다가 잠시 커피숍에 다녀갔다. 요즈음 어떻게 지내는지 근황을 물으며 친구는 자신의 휴대폰에서 직접 만든 아이들 잠옷과 원피스, 블라우스, 요즘 유행하는 통바지, 조끼 등을 보여주며 이런저런 설명을 한다. 원피스는 마치 아울렛이나 백화점에서 보았던 디자인과 흡사하며 바느질이 꼼꼼하다. 자신이 만든 모자 달린 가죽 쟈켓을 입고 온 친구의 모습이 아주 스타일리시(Stylish)하게 느껴진다. 키가 커서인지 자신이 만든 옷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그렇게 자신의 스타일로 멋을 내는 그녀가 경이롭고 기해 보이기만 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 만났지만 학창 시절의 대화를 나누며 옛 감정이 깨어나고 살아온 이야기의 교류를 통해 더욱 친근해짐을 느끼게 된다.

친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속의 대화가 정겹기만 하다.

너의 글을 읽을 때

카페 이야기가 나오면 너무 반가워 그립고....

지나간 시절 이야기가 나오면 나도 옛날로 돌아가 있고....

나의 추억, 고향, 향수, 그리움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글이 나오면 그리워하고 가고 싶은 공주...

가물가물하지만 그래도 공주의 옛날 모습을 그리며 옛 추억을 생각할 수 있게 해 줘 너무 좋아

좋은 글 보내 줘 고마워!


친구가 글에 대한 반응을 보여 줄 때 더불어 나의 삶에 변화가 생긴다. 더욱 새롭게 성장하고 더욱 나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친구와의 우정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관계 중 하나이다. 함께 웃고, 울고, 서로를 이해하며 성장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진정한 친구를 만나게 된다.

우정은 단순한 친밀감을 넘어 서로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성장과 발전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친구는 우리가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있게 해 주며 우리를 비판하지 않고 받아 준다.

이런 친구와의 관계는 우리가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친구와의 한 시간은 때로는 평생과도 같다. - 가르시아 마르케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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