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 온 지 거의 5년이 다 되어간다. 유학 생활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데이터 분석가가 되기까지 참 많은 일이 있었고, 싱가포르에서 공부하다가 정말 얼떨결에 온 네덜란드.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다사다난했던 거 같다. 내가 처음 이 나라에 왔을 때 계획했던 것들보다 많은 걸 해냈고, 가장 큰 성취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꿈의 연봉을 초봉으로 받은 것이 아닐까 싶다. 누가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었는지 비결 같은 걸 물어본다면, 나는 유학 생활 당시의 치밀하고 세분화된 계획이라고 말할 것이다.
2020년 기준 한국인 유학생은 어림잡아 20만 명 이상이나 된다고 한다. 이 중에서 몇 % 의 유학생이 모두가 꿈꾸는 대기업에 취업이 되거나 창업을 해서 성공을 할까? 정확한 수치는 모르지만 나의 유학 생활을 비추어 볼 때, 생각보다 정말 적은 수치이다. 꽤 많은 사람이 유학을 중도 포기하고, 졸업 후 향수병 때문에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고, 남아서 취업을 준비하다가 안돼서 돌아가고, 눈높이를 낮춰서 이상보다는 현실에 타협하는 경우들이 수두룩하다. 물론 이 모든 경우가 피해야 하는 결과라고 말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본인 기준의 성공에 다가가려면 본인 생각보다 더 치밀하게 계획을 짜야한다.
유학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을 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상상을 하고 온다는 것이다.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어서 영어가 유창해지고, 같이 여행을 다니며 인생 사진을 찍고 졸업 후에는 일류 기업에 취업해서 성공한 인생을 사는, 그런 상상 말이다. 하지만 많은 유학생의 현실은 정말 매우 다르다. 조금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놀랍게도 많은 유학생이 한국인들과만 놀고, 밤이 되면 코리아 타운에 가서 술 마시고, 성적은 매번 잘 안 나오지만 취업은 잘 될 거라고 혼자 위안하며 유학 생활을 보낸다. 필자의 초기 유학 생활이 어느 정도는 이러했기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노력 없이 이러한 꿈을 꾸는 것은 현실화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반화를 시키는 것 같지만, 그냥 내 경험적 데이터에 근거한 팩트이다.
개인적으로 유학 생활이 성공하려면, 한국의 가족, 친구, 때로는 연인과도 떨어져야 하는 나 자신과의 외로운 내적 싸움과, 외국의 잘난 사람 중에서 돋보여야 하는 외적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준비가 필요한데, 적게는 1년 많게는 3년이면 충분하다. 내가 그 정도로 초봉을 많이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운도 어느 정도 따라줬겠지만, 수많은 이해관계 속에서 영리한 선택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공부할 나라 선정, 전공, 세상의 트렌드에 따라 달라지는 것들, 인간관계, 등등 어떠한 선택이었든 기회비용의 발생은 불가피했었기에 최선의 선택을 하려 노력을 했었고, 그런 과정에서 분명 실패와 좌절도 있었다.
각 주제마다 시리즈처럼 나올 앞으로의 포스팅은 그러한 수많은 선택 중에서 어떠한 방식이 나에게 가장 효율/효과적이었는지, 다시 돌아간다면 어떻게 다르게 접근을 했을지, 어떻게 계획을 짜고 어떠한 마음가짐이 있어야 유학 생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지에 관한 간략한 요약본이 될 것이다. 코시국에 많은 분들이 유학을 중단하셨거나 계획 중에 있으실 거 같은데,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드렸으면 좋겠다.
가끔 너무 솔직해서 읽는 사람으로서 환상이 깨질 수도 있지만, 몸소 직접 경험한 것을 가감 없이 공유하려고 하는 것이기에 너그러이 이해해 주셨으면 :)
사실 현실은 이상보다 더 냉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