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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ark Mar 29. 2021

성공 유학 길라잡이 - 초반 설계 단계

나는 고등학교까지 한국에서 나오고 대학교부터 싱가포르로 유학을 떠난 케이스인데 쉽게 말해 수능을 망쳐서, 한국에서 목표로 했던 대학교에 못 가게 되어서 유학을 갔다. 조금 더 덧붙이자면 나는 고3 때까지 공부를 해본 적이 없었다. 뭐 남들처럼 학원도 다니고 도서관, 독서실도 다녔지만 (엄빠 미안해), 솔직히 단 한 번도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어떠한 개인적인 계기로 고3 3월부터 공부를 하게 되었고, 인서울을 목표로 했지만, 당연히 잘 됐을 리가 없었다.


Photo by Gabriel on Unsplash


당연히 잘 됐을 리가 없었지만, 자존심이 굉장히 상했었다. 그래도 짧은 시간 내에 성적을 꽤 끌어올렸으니 부모님은 재수를 권하셨었지만, 무언가 지고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서 그것도 싫었다. 그렇게 혼자 끙끙 앓으면서 유학을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그 당시에는 외국에서 성공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순수하게 재수가 하기 싫어서, 오기로 유학을 택했었다. 그런 고집이 바탕이 되어서인지 유학을 처음 시작하는 20살치고는 꽤 준비 과정이 탄탄했다. 그때 내가 기본적으로 생각했던 것들은 (그리고 지금 생각해도 정말 잘했다고 믿고 있는):  


1. 비용이 한국 대학교를 갔을 때와 비슷해야 한다.

      영국, 미국은 대충만 조사해 보아도 제외

2. 졸업 후 취업이나 창업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은 곳.

      각 나라의 경제 상황이나 취업률/실업률 비교.    

3. 여행을 다니기 용이한 곳.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지만, 유학을 가게 되면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려고 마음먹었기에 가끔은 여행을 꼭 하고 싶었다.    


이 정도로 정해 놓고 네이버에서 정보를 하나씩 정보를 수집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해외에서 공부하는 자료를 찾을 때는 구글이 훨씬 낫다. 이유는 수백 가지가 있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네이버는 광고/홍보로 너무 많이 노출되어있다. 영어를 조금 할 줄만 안다면 영어로 구글에 검색해 보는 걸 추천한다. 이런 걸 몰랐던 그 당시에 나는 네이버에서 수많은 광고성 글들을 보게 되었고, 혼자만의 분석으로 싱가포르라는 나라를 정했었다. 하나씩 위의 조건들과 비교를 해보면: 


1. 지금은 모르겠지만 그때 (2011년)는 사립대 기준으로 한국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비쌌다. 어림잡아 1년에 700~1000만 원 사이였던 것 같다. 학업에 지장이 가지 않는 선에서 알바를 한다면 생활비의 어느 정도는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단점으로 싱가포르는 물가가 비싸다. 한 달 방값 포함 최소 100만 원 정도.    

2. 처음 갔을 2011년의 싱가포르는 유학으로 그렇게 유명한 나라는 아니었다. 한국인 커뮤니티가 굉장히 작았어서 사실 취업 관련 부분은 유학원의 말에 의존했었다.  

      유학원들은 당연히 취업률이 좋다고 말했었지만, 현실은 본인이 노력하기 나름이다.    

3.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에 있는 나라이다. 이 한 문장으로 설명 가능.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등 정말 많이 다녔다.    


그리운 싱가포르, Photo by Joshua Ang on Unsplash


처음 알아보는 유학이었기에 정말 많은 부분이 생소하고 정보도 없으니 (주변에 싱가포르로 유학을 하러 갔던 사람은 나 혼자였다) 이 당시에는 많은 부분 유학원의 말에 의존하여 정했었다. 이게 잘못되었다는 말은 아니지만, 유학원은 최소한 세 군데에서 다섯 군데 정도 돌아보고, 부모님 혹은 유학 선배들과 꼭 같이 상의하고 결정하는 걸 추천한다.


위에 적은 분석들은 필자의 기준에 맞춰서 적은 예시일 뿐이지 절대 정답이 아니다. 본인은 유학에 어느 정도의 돈을 투자할 수 있는지, 본인의 성향에 맞게 (여행 대신 알바 환경이 더 중요하다거나), 혹은 졸업 후에는 취업 대신에 바로 창업을 할 거라든지 등등 자신의 상황에 맞게 조절해가며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처음 싱가포르에 갈 때는 놓친 부분이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내가 공부할 전공이 그 나라에서 얼마만큼의 수요가 있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이 부분은 내가 네덜란드로 편입한 경험에 빗대어 뒷부분에서 자세하게 소개하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유학생은 이런 식의 분석을 하지 않고 유학을 떠난다. 대부분 부모님의 입김에 의해서, 혹은 너무 유학원에만 의지하다 보니 와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독자가 혹시 부모님의 입장이라면 이 유학이 정말 내 아이를 위한 게 맞는지, 혹시 나의 욕망을 아이한테 투영하려고 하는 게 아닌지 꼭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기를 바란다. 경험상 만나본 그런 이유로 온 유학생들은, 대부분 의지도 별로 없고 유학 생활 자체가 그렇게 행복하지 않았다.


또 유학은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투자이다. 항상 이 투자가 나한테 적합한지, 자신이 원해서 가는 유학인지, 위와 같은 분석을 통해 내놓은 결과가 내 미래에 과연 도움이 될지, 등의 많은 고민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아마 나는 꽤 절박한 상황이었기에 어린 나이였지만 짧은 시간 내에 결과를 도출해 내고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었다. 이런 식의 꼼꼼한 유학 전 단계 분석을 하지 않아도 당연히 어느 정도 취업을 하고 유학의 끝맺음을 할 수 있지만, 이 글은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조금이나마 본인 기준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글이다. 


앞으로 나올 성공적인 유학을 위한 세 가지의 분석 과정들은 편의상 숫자를 매긴 것이지 그 순서대로 해야 하는 건 아니다. 본인 편의에 맞게 조절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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