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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빠 Mar 04. 2023

입학식과 첫 등교

'두둥'

쌍둥이의 입학식이 찾아왔다.

설렘 가득 안고 가고 싶었지만, 설렘보다는 정신없음을 가지고 학교에 들어섰다.

첫찌를 먼저 학교에 보내고, 학교에 제출서류, 준비물 등을 챙기고 차에 타고 내리니, 어느새 학교였다.     


첫찌는 코로나세대로 입학식이 없었다.

온라인 비대면 수업으로 시작했더랬다.

둥이가 초등학생이 되면서야 처음 참석해 보니 입학식.

학부모는 뒤에 앉아 있고, 앞에 우리 둘찌, 셋찌의 친구들이 될 아이들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점점 모여드는 사람들 때문에 몸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다른 것을 챙기느라 상비약(공황장애)도 챙겨 오지 않아서 걱정했지만, 앞에 귀여운 아이들 덕분인지 별 탈은 없었다.  


모든 아이들이 오고, 국민의례가 시작하였다.

얼마 만에 하는 건가. 신기한 마음으로 일어섰는데, 아이들은 어리둥절 어른들을 다 본다.


"애들아 일어나~"

선생님께서 열심히 손짓을 하면서 일으키고, 가슴에 손을 얹으라고 가르쳐 주신다.

아.. 이제 갓 입학하는 초등학생, 국민의례를  어린이집에서는 할 일이 없을 테니,  

어찌 보면 난생처음해 보겠다.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장선생님, 담임 선생님등 소개하고, 선물도 받았다.

이제 입학식이 끝났으니, 아이들만 교실에 가는 줄 알았는데,

우르르 교실로 들어가서 여러 가지 설명을 들었다.


이제 나의 아이들이 모두 초등학생이다!

입학축하해 둘찌, 셋찌야!

 





입학식에 이은 긴장된 첫 등교.

아이들은 모두 스쿨버스로 등교한다.

집에서 가까운 스쿨버스는 아침일찍이라 열심히 닦달해서 스쿨버스를 태워 보냈다.


일단 태워 보내니 기분이 좋다.

간만의 약간이지만 나의 자유를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다.

아이들이 처음 등교하는 것에 걱정은 어쩔 수 없는 듯했다.

더불어 집에 돌아와서 학교 가기 싫다고 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들었다.

  

정류장에서 하교 버스에서 내리는 아이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학교 어땠어?"

"좋았어!"

"어린이집 보다 더 좋아!"

"뭐가 더 좋아?"

"아무 때나 놀이터(운동장)에서 놀 수 있어."

"밥이 좋아!"


뭐가 나왔길래 그랬나 싶었는데, 닭꼬치가 나왔단다.

어린이집은 정해진 시간만 나가 놀았는데, 넓고 쉬는 시간마다 놀 수 있으니 좋았나 보다.


셋찌는 첫 등교하자마자 응가도 했단다.

대단하다.. 첫날부터.. 인정해 주고 싶다.

첫날부터 국을 쏟아 옷도 다 더럽혀 왔다.

둘찌는 하교길에 넘어져서 무릎에 피가 났다.

참 첫 등교에 많은 일이 일어났다.



첫찌가 돌아와서 말한다.


"나 너무 피곤해! 애들이 자꾸 오빠를 불러대 , 같은 학교 오라고 한 게 후회되려고 해."

"어 아빠가 오빠 부르지 말라고 잘 이야기할게."

이 딸내미들은 오빠를 너무 좋아한다. 싫어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만 너무 달라붙고 귀찮게 한다는 게 문제다.

약간은 예상했던 일이어서 아이들에게 오빠 귀찮게 하지 말라고 당부했었는데,  생각보다 오빠를 엄청 귀찮게 했나보다.

다시 구체적으로 오빠를 찾아가지 말고, 오빠 너무 크게 부르지 말고, 오빠 친구랑 놀 때 놀아달라고 떼쓰지 말라 등등 열심히 이야기해 주었다.


둘찌, 셋찌가 오빠만 귀찮게 않으면 큰 문제없을 것 같다.

앞으로 3년 같은 학교에서 생활할 우리 아이들, 얼른 학교 무사히 적응하고 방과후교실도 하고 늦게 와서 아빠에게 좀 더 자유가 찾아왔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첫찌, 둘찌, 셋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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