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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빠 May 13. 2023

감기, 장염, 타박상

끝나지 않는 병원투어

내 생일 나와 둘찌의 목감기로 정신없이 하루를 보낸 후 마음을 놓고 있었다.

그것이 시작인지도 모른 체...


집에서 하루 잘 쉬었겠다 이제 다시 학교도 가고 평온한 시간들이 다시 찾아오기를 기대했다.

아직 나의 목과 둘찌의 목이 다 낫지 않은 금요일 저녁 셋찌가 어지러움을 호소했다.

위급한 상황은 아니어서 재우고 아침에 보니 상태가 더 안 좋아져 있었다. 어지러움도 더 심해져서 급하게 병원에 데리고 갔는데, 토요일이라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몸이 많이 안 좋은지 자꾸 누우려고 하고, 힘들어했다.

집에서 열을 잴 때는 열이 없었는데, 병원에서는 열까지 난다고 하였다. 엎친데 덮친 격이랄까 갑자기 토하기를 시작하였다.

윗옷부터 바지까지 싹 토가 묻어나고, 바닥에도 한참을 토하였다. 간호사의 도움으로 급하게 치우고, 추워하는 아이에게 나의 겉옷을 벗어서 입혀 주었다.

아직 앞에 몇 명의 대기가 있었지만, 병원의 배려로 먼저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병명은 목감기와 장염이었다. 두 개를 같이 걸려버리다니...

의사 선생님께서 계속 토하거나 상태가 안 좋아지면 응급실을 가라고 하였다.

정신없이 약을 받고 집에 와서 좀 괜찮아지는 듯하다가 먹은 물과 약을 다 토하였다.

먹은 것이 없고 토를 하다 보니, 이대로 있다간 탈수가 올 것 같아서 응급실에 데리고 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정신없긴 했지만, 그래.. 뭐 원래 이렇게 연속으로 아픈 거지 싶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아침 아들내미가 목이 아프고 기침을 한다.

다행히 열은 없어서 학교에 보내고, 하교하고 병원에 데리고 갔다. 나도 갑자기 어지러움이 있어서 같이 진료를 보는데, 목이 많이 붓지는 않아서, 감기로 인한 어지러움은 아닌 것 같다고 이야기하신다.  


일단 어지럼증 약을 처방받고 집에 왔는데, 집에서 잘 놀고있던 둘찌가 토하기 시작한다.

연속해서 3번을 토하고 급하게 둘찌를 데리고 다시 병원행.

셋찌 때의 경험을 살려 또 토할지도 모르니, 비닐봉지를 챙겨서 갔다.

아니나 다를까 가자마자 토하는 둘찌. 다행히 비닐봉지가 있어서 뒷처리는 쉽게 할 수 있었다.

간호사 선생님은 토하는 둘찌를 보며 주말에 진료봤던 셋찌인줄 아시고는 말씀하셨다.

"주말에 어떻게 버티셨어요?"

"아 얘는 다른 애예요..."

약간의 정적과 민망함이 지나고, 장염임을 통보받았다.

장염은 설사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번에 토하는 장염이 있음을 두 아이를 통해 명확히 알게 되는 계기였다.

더불어 아.. 나도 약하게 장염이 와서 어지럽구나를 알게되기도 했다.

그렇게 월요일 밤을 보내고 화요일도 둘찌, 셋찌 상태가 좋지 않았다.  달력을 보니 4월말이다.

뭔가 나름 계획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렇게 4월이 끝이 났다.


열심히 아픈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아플 이유가 너무 많았다.


첫째, 마스크 규제가 풀리면서 전국의 각종 감기들이 퍼지고 있다.

둘째, 일교차가 변덕이 아주그냥 지맘대로 다 그냥 감기 걸리라는 날씨다.

셋째, 애들이 너무 온 힘을 다해서 논다.

둘찌, 셋찌는 학교라는 신문물에 긴장도 하지만 쉬는 시간에 자유롭게 노는 것에 너무 행복해하신다. 집도 1층이라 와서도 나가 놀고, 나가 놀다 친구 만나면 또 즐겁게 놀으시니, 몸이 멀쩡 할 리 없어 보인다.


결론은 그래 아플 수밖에 없구나...

억지로라도 받아들이기로 했다.

안 받아들이면 어찌할 방도가 없으니 말이다.   


 




5월은 다르길 기대했지만, 오늘 애들 상태를 보며 가관이다.


첫찌는 얼마 전 자전거 타다가 넘어져서 어깨와 무릎이 아프다고 한다.(타박상)

둘찌는 코가 막힌다며 훌쩍이고 있다.(감기)

셋찌는 설사를 하고 계시다. (장염 추정)


이제 웃음만 나온다.

다행히 모두 상태가 심히 나쁘지는 않지만, 이 시기를 너네와 내가 잘 견디어 나가기를 바란다.

정말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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