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은 언제나 일찍 일어났었다. 돌 때쯤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나에게 놀아달라고 했다. 진짜 새벽 5시는 너무했다.
그랬던 아들이 점점 일어나는 시작이 늦어지더니, 요즘엔 곧잘 이런 말을 한다.
“피곤해, 5분만 더 잘게.”
“알았어, 5분 만이야.”
아들 역시 점점 태어난 것이 힘든 일임을 느끼나 보다.
아침밥 먹고, 아침공부를 마치고 나면 언제 고단했냐는 듯이 생기발랄하다.
즐겁게 학교를 가려는 아들에게 나는 당부한다.
“물 꼭 마셔.”
“알았어.”
“뛸 때는 마스크 벗고.”
“알겠어.”
이 아들의 특징은 멈추는 법을 모른다. 종종 어지럽다고 하는데, 원인을 들어보면 대부분 뜨거운 햇빛에서 물도 안 마시고 열심히 뛰어다닌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오늘만 해도 학교 공중전화로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빠, 나 너무 어지러워.”
“왜?”
“외발 자전거로 강당 200바퀴 넘게 돌았어.”
“아니 좀 쉬면서 하지.”
“데리러 와죠.”
“아오.”
사실상 200바퀴를 돌지는 않았겠지만, 정말 쉴 줄 모른다.
정말 답답할 노릇이다. 나를 닮았으면 안 그럴 텐데 외탁했나 보다.
아내도 뭔가 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다. 신혼 때 정말 적응하기 힘들었다. 청소를 하거나 집안일을 할 때도 나는 뭔가 나누어서 하는 타입인데, 아내는 한 번 시작하면 청소, 설거지 등 끝날 때까지 쉬지를 않았다.
아이들이 생겨나면서 그렇게까지 하지는 못하지만, 끝장을 보는 성격은 변하지 않았다.
그렇게 외발 자전거 200바퀴 뛰고 온 아들이 나의 표정을 보고 말한다.
“아빠 원래 나 중간 없는 거 알잖아.”
“자랑이다.”
그래 그런 아들인 걸 어쩌겠냐. 황당한 것은 어지럽다고 해서 집에 오면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다.
이 아들이 피곤할 때는 아침에 일어날 때와 공부할 때, 집에 돌아오기 직전만 피곤한 것 같다.
그래 너만 그러지 않을 거야.
그래도 어지러울 때까지 뛰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