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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빠 Jun 03. 2024

산이란 곳에서 길을 잃었다.

길을 잃고 헤맬 때마다 내가 떠올리는 것

산에서 멈추어 섰다.


숲 한가운데 잎이 무성하고 열매 맺힌 나무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이 길은 너의 길이 아니야, 돌아가!’

나무들이 나에게 소리치는 기분이 든다. 잠시 주저앉아서 귀를 막고 흐느껴 운다. 한참 시간이 지나 주위를 다시 둘러보니 나무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여전히 무성한 나무들이 무서워 보이지만, 나를 해칠 것 같지는 않다.  한 걸음씩 한 걸음씩 나무들의 눈치를 보여 움직여 본다.  

 걷다 보니, 내가 올바르게 가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계속 주저앉아 있을 수 없기에 의문을 품고 움직인다.  


‘그래 앞으로 나아가자.’

 그렇게 다짐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나무를 향한 두려움이 점차 옅어져 간다.

용기를 내어 나무를 만져보려다가, 갑자기 지나간 다람쥐에 화들짝 놀라 자빠졌다.  

"깜짝이야."

엉덩방아를 찧으며 엉덩이가 아프고 손에서 살짝 피가 난다.

"다람쥐 가지고 이렇게 놀라다니, 남이 보지 않아서 다행이네."

가슴을 쓸며 주위를 둘러본다. 멀리 내가 걸어온 길을 바라본다.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전보다 높이 올라오긴 했어."

간식을 꺼내 먹고, 자를 털고 일어난다.

힘들거나 배고프면 잠시 쉬어 가면 된다.

갈 길을 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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