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서 글쓰기로 가는 길

by 공삼빠



게임은 즐거움을 준다.

뭐 이해 못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 옆에 아내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모바일 게임은 오랜 나의 피난처이다.

꽤 오랜 시간 전부터 게임을 해 왔던 것 같다.

공황장애가 오면서 대면으로 사람을 만나기 어려워졌다. 함께 찾아온 광장 공포증과 사람을 만나고 나면 거의 다음 날까지 탈진하는 나에게 비대면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다가왔다.

틈틈이 하던 게임을 적극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게임뿐 아니라 그 안에서 오픈 채팅 방을 통해 사람과 소통하였다.


내가 공황에 빠져 괴로워할 때, 직접적으로 나의 어려움을 나누지는 않았지만 일상을 나누며, 소소한 기쁨을 누리었다. 게임을 하며 결속을 다지었고, 그 안에서 소속감을 느끼었다.

안타깝게도 열심히 하던 게임이 망하였다. 새로운 유입이 없어 회사에서 게임 서버를 닫아 버린 것이다. 함께하던 사람들의 아쉬움이 남아 단톡방을 계속 유지하고 새로운 게임을 함께 찾으며 이어가려 했지만 이미 같은 게임이라는 구심점이 사라지자 자연스럽게 소홀해지게 되었다.


그래서 새로운 게임을 찾았다. 이번엔 커뮤니티보다 좀 조용히 하자는 마음으로 아무 길드나 들어갔지만 길드가 망하였다. 그래서 새로 찾은 길드는 커뮤니티가 활발한 길드였다. 이번 게임은 주부도 많이 하였기에 주부의 고민 등을 나누기도 하며, 게임 이야기하며, 2년 가까이 즐기었던 것 같다. 하지만 각자의 생업과 개인 사정으로 친했던 분들이 떠나가기 시작하고, 길드도 삐그덕 대기 시작하였다.


나는 매우 관계지향적이고, 헤어짐이 싫고, 갈등을 피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지만 이 게임에서도 헤어짐이 생기고, 갈등이 생김에 견디기가 쉽지 않았다.

아래는 X키런 킹덤 게임의 아쉬움을 그냥 좀 적어 보았다.

캐릭터들이 아기자기 한 맛에 시작하였는데, 콘텐츠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시즌제로 하는 콘텐츠도 있었지만 갈수록 필수로 해야 하는 콘텐츠들이 자꾸자꾸 늘어나서 게임에 할애하는 시간을 점점 늘려야 게임을 쫓아갈 수 있었다.
대규모 토벌전 업데이트로 많은 사람들이 그만두었다. 토벌전 하나를 연구하고 연습하는데 시간이 꾀 소모되는데, 토벌전 1개를 하던 것을 3개로 늘려버린 것이다. 즐거워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여기서 무너지고 길마가 조금만 더 참아보자고 독려하며, 콘텐츠를 같이 연습하면서 개고생 했다. 재미로 시작한 게임이 심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30명 길드에 19명 남은 상황에서 나가기가 미안하고, 또한 이 게임에서 나가면 그동안 정들었던 사람과 멀어지겠지라는 아쉬움이 나를 괴롭게 하였다.
마지막 결정 타는 이 게임 중에 장점이 광고를 보는 콘텐츠가 없는 것이었는데, 최종 업데이트 후 광고 화면까지 나와서 깔끔히 마음을 접었다.


위의 이유 등이 있었지만, 글을 쓰기 위해서는 또한 게임이 나에게 많은 방해가 됨을 느꼈다. 아이들과 집안일 외에는 게임에 너무 많은 신경이 가 있음을 나 자신도 알고 있었다. 내 삶에 하나를 채우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것을 하나 버려야 함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최근 글쓰기 수업을 들으며, '우울'이라는 감정에 관하여 이야기하면서 너무 내가 회피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전히 게임을 하고 싶고, 게임 말고도 웹툰과 웹소설을 즐기고 있지만, 조금 그런 즐길거리보다. 글과 함께 나의 생각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싶다.



더 나은 선택과 더 나은 나를 위해 조금만 더 깨어있고 싶다.

p.s 솔직히 손 많이 안 가고 재미있는 게임도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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