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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와 잘 헤어지기
똥기저귀는 누가 치우나?
멘붕의 시간
by
공삼빠
Jan 4. 2023
"여보 빨리 와
!!
"어, 알았어 빨리 갈게."
퇴근길에 다급하게 아내가 전화했다.
이슬만 먹을 것 같은 우리 아들이
어마어마한
응가를 누었다고..
내가 조급해한다고 지하철이 빨리 가지는 않지만.
마음에 준비를 하며 집으로 향했다.
초보 엄마아빠였던 그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책에서 배운 대로 또 자연주의를 지향했다.
자연을 파괴하고
몸에 좋지 않은 일회용 기저귀는 피하고자 하였다.
아이를 낳은 조산원에서도 천기저귀를
사용했다
.
새로운 사실은 분명 천
기저귀인데, 내가 알고 있던
것과는 디자인이 많이 달랐다.
알록달록하고 예뻤다.
하지만 이 이쁜 기저귀에 우리 아들은 하염없이 똥을..
처음에 나는 '기저귀쯤이야'라는 생각 했다.
아기들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갓난아기들을 많이 안아주던
경험이
있었다.
그런 모습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던 어른들은
나보다 커서 애를 잘 키울 것
같다며 칭찬해 주셨다.
나는 나름의 자신감과 자부심이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난 단.한.번.도 기저귀를 갈아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맙소사!
그래 남의 아기 안아주는 것과 기저귀 가는 것을 구경하는 것은 천지 차이라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다
(여자아이 기저귀 가는 것은 피하고 보지 않았다)
암튼 천기저귀를 처음 사용할 때 많이 당황했다.
소변은 그런대로 잘 커버하였지만
똥은 음.. 어려웠다
냄새는 많이 나지 않았지만 어렵다.
아니 물로 닦는 것도 어렵고, 물티슈로 닦는데..
이건 뭐 내가 자연파괴범이 된 것처럼 물티슈를 어마어마하게 쓰게 되었다.
그리고 천기저귀는 겁나 자주 갈아주어야 했다.
조금만 젖어도 아기는 금방 축축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맙소사..
그래.. 우리는 빠르게 현실을 자각했고
천기저귀는 빠르게 포기하였다.
이제 일회용 기저귀로 넘어왔지만, 여기도 난관이 있다.
팬티형과 밴드형을 정해야 했다.
팬티형은 입히기 편하나 바지를 다 벗겨야 했고
밴드형은 눕혀서 채워야 했다.
그래도 밴드형이 더 저렴했기에 밴드형으로 시작했다.
밴드형으로 골랐다고 끝이 아니었다.
너무 싼 것을 사거나 우리 아이와 맞지 않으면, 발진이 생겨서 안되었다.
여기저기 알아보고, 저렴하며 발진이 생기지 않을 만한 것을 찾아야 했다.
그렇게 우리는 천기저귀에서 급히 일회용 기저귀로
바꿨지만 또 적응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던 것 같다.
기저귀에 적응했다 싶으니..
아기가 힘이 세지고 기저귀 갈 때 가만히 있지 않아서 다시 어려움에 봉착했다.
대박 똥이 나올 때는 여전히 비명을 지르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그래.. 그렇다.
대박 똥은 나의 몫이었다.
내가 출근하고 나서
아침에
똥을 누
면 아내는 할 수 없이 본인이 갈았지만,
내 퇴근할 무렵 일이 벌어지면 나를 기다렸다.
그래서 나는 한
때 아들에게 마음속으로 말하였다.
'
아들, 아빠 출근하면 똥 누렴, 퇴근할 때 하지 말고.'
그럼 엄마의 몫이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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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삼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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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 도시에서 시골라이프, 삼남매(아들, 딸 쌍둥이)를 얻은 아빠입니다. 즐거운 일상과 고민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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