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원을 아시나요?

출산

by 공삼빠

"나 조산원에서 아이를 낳을래."

엥.. 조산원이라는 곳이 아직도 있었구나.



결혼을 앞두고 결혼예비학교 4주 과정이 있었는데

정말 유익했던 강의로 기억에 남는다.

당시 육아&출산에 대한 강의도 있었다.

이후 아내는 자연주의 출산으로 조산원에서 아이를 낳겠단다.


마침 지인 중에 조산원에서 아이를 출산하신 분이 있어 그분의 추천을 받아 조산원에 방문하게 되었다.

분위기는 편안해 보이고 친한 지인분 소개로 왔다고 하니, 반겨주셨다.

흔히 드라마에서 보던 아이 낳는 익숙했던 배경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편안한 실내공간이 좋았다.


그리고 돌발 응급상황이 생기면, 인근 병원과 연계가 돼있는 분분 등 기타 여러 가지 설명을 듣고 안심하고 조산원에서 낳기로 결정하였다.


사실 나는 내가 낳는 건 아니니, 아내 뜻을 존중하였다.





새벽 3시 반...

나를 깨우는 아내.


"여보, 진통 오는 것 같아."


몽롱하던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사실 임신 전에는 진통이 오면 바로 병원 가는 것인 줄 알았다.

새롭게 안 사실은 진통 주기가 짧아질 때 가야 한다고 한다.

나올 시간이 안 됐는데, 너무 미리 가면 오래 대기하거나, 촉진제를 맞고 낳아야 된다고도 한다.



진통의 주기를 확인하면서 긴장의 시간을 보냈다.

아침이 돼서 나는 회사에 전화해서 연차를 쓰고 이곳저곳 필요한 곳에 연락을 하였다.

폰에 진통주기 앱(이런 것도 있다 신기하다)을 깔고 확인해 가다가

진통주기가 짧아지고서는 나는 아버지에게 연락을 하였다.

그 당시 차가 없을 때라 아버지께서 태워주셨다.



조산원에 가면 바로 아이를 낳을 줄 알았다.

짧았던 주기가 다시 길어지더니 하루를 넘기게 되었다.

아내는 긴 시간 동안 진통을 하며 괴로워했다.

아내는 옆에서 끙끙 대며 신음하는데..

밤이 되자 나는 너무 졸렸다.

(안돼 아내는 옆에서 힘들어하는데!)

그렇다. 나는 잠이 들고 말았다.

(수많은 여자분들이 돌을 던질 것 같다. 좀 맞아야지 어쩌겠나.)

사실 아내는 너무나 조용히 진통했다.

소리 한번 지르지 않고 파르르 떨며

짐볼에 앉아 호흡을 하기도 하고 엎드리기도 하며

진통을 최소화하려고 애썼다.

아내는 자기가 느끼는 진통을 참으며 책에서 본 내용을 생각했단다.

뱃속에 아이는 더 많이 고통을 느낀다.

엄마가 너무 소리 지르면 그만큼 아이도 힘들다는 생각이 나서 참았다고 했다.

대단하다. 나라면 옆에 남편을 깨우며 소리쳤을 텐데...


그런데 옆에서 남편은 잠들었으니..

아내는 진통하며, 나를 원망했다고 한다.

(안 보았지만 눈빛이 느껴지는 듯하다.)



조산원은 진통제, 촉진제 이런 거 없다.

그냥 쌩으로 버티다가 아이가 나올 때 받아준다.

금식을 시키는 병원과 다르게

조산원에서는 엄마가 힘이 있어야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한다.

힘겨워할 때면 먹을 것을 주기도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마사지도 해주었다.

자유롭게 움직이며 진통을 견뎌낼 수 있게 도와준다.

그렇게 30시간을 진통하시고, 아이가 나왔다.


아기가 나오는 모습을 옆에서 생생하게 지켜보았다.

풍선이 부풀어 오르듯 몬가 올라오는 것이 보이다가 얼굴이 쏙 나왔다.

정말 감탄스럽고 신기한 장면이었다.

(진짜 신기했지만, 가끔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힘들 수도 있단다.)

아기는 엄마가슴에 잠시 올려졌고

아기는 자연스레 엄마 젖을 물려는 행동을 했다.

어두운 조명 속에서 눈을 뜬 아가에게

"아가야 고생했어. 만나서 반가워. 태어나줘서 고마워"

아기에게 인사해 줬다.

그러고는 조산사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했다.

탯줄을 자르라고 해서 잘랐다.

아기 목욕도 내가 직접 씻겼다.

옆에서 조산사 선생님이 알려주셨는데, 진짜 덜덜 떨면서 씻겼다.

그렇게 뭔가 어버버 하며 지나갔다.


모든 일련의 과정들이 끝나고, 초유를 먹이고, 아내옆에 조그마한 아기가 누워있는 모습을 보며,

감동이 몰려왔다.


여보 고생했어.

첫찌도 고생했어.


이 기억은 아마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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