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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박사 Mar 21. 2022

공부와 육아

아슬아슬한 줄타기

그러니까 약 2주 후에 학술대회 발표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내가 해야 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참 쉽지가 않다. 육아는 시시때때로 엄마의 집중과 노력을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내가 육아로부터 해방되는 길은 하나, 아이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것. 그게 아니면 아이는 아주 집요하게 엄마의 관심과 사랑을 요구한다.


아이가 완전히 잠에 빠지지 않은 이상 발표문에 완전히 집중하기는 너무 어렵다. 본능적으로 아이의 움직임과 소리에 신경이 쓰인다. 사실 이 둘을 동시에 하려 하면 이도 저도 제대로 못하게 된다. 그저 시간이 나 몰라라 하고 계속해서 흘러가는 것이 야속할 뿐…


생각해 보면 온전히 나 자신의 시간을 홀로 누리는 것이 가능했던 과거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그때 왜 시간을 더 좋은 쪽으로 쓰지 못했는지 후회될 뿐이다. (물론 아이를 낳으면 이런 생활을 하게 될지는 전혀 몰랐으니까…) 정말 공부에도 다 때가 있는 법이다.


암울한 것은 앞으로 몇 년간은 이렇게 나의 공부시간이 형편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 이럴 바에 공부의 길을 아예 포기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순수하게 무목적적으로만 하면 되지 않을까. 어떤 목표나 목적을 세우는 것은 육아라는 현실에 맞지 않는  것 같다. 문제는 아직도 머릿속에는 쓰고 싶은 논문이 많다는 것.


공부가 나의 운명이라면 조금 가혹한 것 같다. 적어도 현재의 나의 상황에서는… 그렇다고 아이를 미워할 수도 없다. 어쨌거나 나의 선택이었고, 나는 공부보다는 아이를 더 많이 사랑하기에. 자꾸 공부에 미련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물론 둘 다 능숙하게 잘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한다. 요즘의 흔하디 흔한 워킹맘들 중 분명 살림도 일도 야무지게 잘하는 분들이 적지 않게 있으리라 본다. 그런데 내가 확언하는 것은 그런 삶에는 여유가 없으리라는 것… 문명의 이기가 없었던 과거 여성들의 삶이 그런 것처럼. 물론 그때는 삶의 즐길 거리도 없었겠지만.


하여간 결론은 그거다. 내가 기어코 공부를 하고자 한다면 나의 수면 시간, 휴식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것. 그러니까 삶의 여유란 여유는 모두 저당잡아 놓아야 한다는 것. 한동안 잠을 좀 줄여야 할 것 같다. 뱃속에 있는 둘째에게는 좀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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