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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박사 Jun 10. 2022

고마운 사람들

마음씀의 중요함

요 근래 들어 뜻하지 않게 주변 지인들로부터 안부와 함께 선물이라든지 좋은 덕담들을 많이 받았다.

곧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지인들의 호의에 기분 좋아지는 건 당연~!


돌이켜 보니 삶을 나름 잘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부족한 사람인지라 못난 짓도 하고, 남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가끔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도움이 필요한 지인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하곤 했다.

그런 과거의 언행들이 이렇게 뜻하지 않은 호의로 되돌아온 것이다.

내가 진심으로 대해준 사람들은 늘 잊지 않고 언젠가는 이렇게 연락이 닿는구나 싶다.


반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맺었던 관계들, 이해타산적인 부분들이 얽힌 사람들과는 “out of sight, out of mind”이게 되는 것 같다.

둘 간에 서로 아쉬울 게 없으니 안 보게 되면 그렇게 서로 잊히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 간의 정이란 것이 참 무시할 수 없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요즘은 육아에, 곧 태어날 둘째 아이 준비까지 하다 보니 주변 사람들에 마음 쓰는 일이 쉽지 않다.

경력 단절 여성이란 말에는 단순히 전문 커리어만 단절되는 것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의 단절도 포함되어 있다. 사실 이 부분이 나중에 여성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 같다.


물론 엄마에게 어린 자식은 거의 세상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손도 많이 가거니와 그 작고 사랑스러운 모습에 흠뻑 취해 세상의 다른 일에는 신경 쓰지 않게 되어 버린다. 그러다 보니 주변을 배려하는 자세가 결여되어 “맘충” 같은 말도 나오게 되는 것 같다. 어느 하나에만 집중하다 보니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는 것이다.


나에게도 이런 보통의 “엄마”라는 정체성이 얼마간 있을 것이다. 나의 자식에겐 한없이 관대하고 너그럽지만 그 외의 관계에선 얌체 같고 무신경할 수도 있다. 이런 부분들을 늘 의식하고 살아야 할 것 같다.


손해보고 살라는 말이 있다. 근데 어쩌면 그 말은 사실이 아닐 수 있다. 내가 좀 손해 보는 것 같지만 사실 그건 나만의 관점에서 손해 본 것처럼 여겨지는 것일 뿐 상대방의 관점에선 충분한 대가라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이 “내가 조금 손해 본 거다”라고 착각할 뿐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호의를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도 말아야 할 것 같다. 내가 어린 시절에는 공주병에 철이 없어 마냥 받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겼었다. 나이가 좀 들어 그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얼마나 얌체 같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조건 없이 베풀어줄 수 있는 관계는 어쩌면 부모 자식 간을 제외하곤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출산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딸집에 맛있는 소고기를 사 오신 친정어머니에겐 늘 감사할 따름이다. 그러나 내가 받은 만큼 보답해 주는 것은 아마 영원히 불가능할 것 같다. (여러 물리적 한계, 그리고 남아 있는 시간의 한계 때문에) 그래도 어쨌거나 노부모가 더 늙기 전에 많이 보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자는 생각이다.


인생이 단순히 먹고사는 생존의 일에만 관계된 것이라면 그 얼마나 팍팍할까. 그중에 가족들 간의 끈끈한 애정, 그리고 몇몇 지인들과의 소중한 관계 맺음이 있기에 살만한 것이 되는 것이 아닐까. 이런 깨달음을 얻게 해 준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오늘도 슬기로운 육아 생활을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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