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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박사 Aug 18. 2022

4인 가족이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4인 가족이 우리나라의 표준 가족 형식에서 벗어나 버린 것 같다.

주변 지인들을 보면 자녀가 둘 있는 집보다는 하나인 경우가 더 대세로 자리 잡은 것 같다. (심지어 무자녀인 경우도 있고, 미혼인 경우도 흔치 않다. 30대 중후반의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둘째를 출산하자 우리집은 다자녀 가정이 되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나는 늘 자녀가 둘일 거라는 생각을 의심 없이 해왔기 때문일까. 나에게는 낯설지 않은 4인 가족인데 가끔 둘이나 낳다니 ‘대단하다’ 시선을 받곤 한다. (터울이 크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둘 모두 아들이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기도…)


자녀를 둘 낳고 보니, ‘엄마’로서의 나의 정체성이 더욱더 커져버린 느낌이다.

앞으로 당분간은 녀석들을 키우느라 여념이 없으리라 예상되고, 예상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생각보다 둘 키우는 게 전쟁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이들이 좀 더 크면 생각지도 못한 난제들이 생길 수도 있지만, 인생이라는 건 가끔 그렇게 예기치 못한 변수들이 발생하는 게 당연한 거다. 그 상황을 나름 슬기롭게 무던하게 잘 지나가면 생각보다 살만하다는 게 내 인생의 지론이다.


신생아 육아는 밤낮 없다고 해서 다들 이 시기의 엄마들을 안쓰러운 눈으로 쳐다 보기도 하는데, 그러다 보니 오히려 남의 방해 없이 오롯이 나와 아기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장점도 분명 있다. (현재 첫째는 시댁에 있기 때문에 첫째에 대한 육아 부담이 없다.)

신생아는 생각보다 많이 잔다.

아이가 잘 때 나도 같이 밤낮없이 잘 수 있다.

잠이 오지 않을 땐 책을 좀 읽기도 한다.

나름 순간순간 여유가 있다는 말이다.


첫째 때는 몰랐던 육아의 수월함도 둘째 때는 많이 느낀다. 뭐든지 처음이었기에 힘들고 어려웠던 것이다.

반면 둘째가 주는 행복감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고 풍부하다. 둘째가 첫째보다 이쁘다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많이 한다.


한 자녀가 줄 수 있는 가족의 모습과 두 자녀가 만들어 내는 가족의 모습은 다르다. 아들 두 녀석은 이제 서로 친구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둘이 함께 놀면서 울고 웃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행복이 되어주리라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나만의 주관적인 행복감이지만, 나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항상 이런 모습을 바라왔던 것 같다. 그래서 4인 가족이 된 것에 하루하루 뿌듯해하며, 앞으로 이 아들 두 녀석, 그리고 남편과 함께 할 나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나에게 4인 가족은 과거의 표준형 가족형태가 아니라 더욱 확장된 삶의 다양성, 혹은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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