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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박사 Sep 14. 2022

9월 저녁 풍경

맛있는 저녁 식사 냄새, 첫째 아이가 집안을 오고 가며 내는 소란, 안방에서 흘러나오는 은은한 라디오 소리, 그 와중에 새근새근 자는 우리 둘째 갓난아기.

9월의 흔한 우리 집 저녁 모습이다.

 

그다지 덥지도 쌀쌀하지도 않은 요즈음의 저녁은 우리 집에도 한 스푼의 행복을 더해주는 듯하다.

가끔 온 가족이 함께 산책을 나가기에도 좋다.


둘째는 무럭무럭 자라 벌써 태어났을 때 체중의 2배가 되려고 하는 중이다.

첫째는 눈 뜨고 있을 때는 끊임없이 에너지를 발산하며 분주하게 돌아다닌다.

가끔 내가 아이를 이렇게 둘이나 출산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4년 전의 가을만 하더라도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홀로 와인을 마시고 있었을 텐데…


결혼을 하기 전에도 나는 분명 행복이라는 것을 종종 느끼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난 후에는 그 행복에 더해진 것이 하나 더 있다.

충만함이다.

그러니까 미혼 시절에는 어딘지 모르게 외로움이라는 것이 마음속에 있었던 것 같다.

그 자리가 배우자가 생기면서 조금 채워지고, 아이를 하나씩 낳으면서 더 채워지고 하면서 어느새 충만해진 것이다.


우리 집이 아이들 소리와 냄새로 채워지는 것, 그게 마음속의 충만함을 대변하는 것 같다.

이젠 어딜 가도, 무엇을 하더라도 그 전처럼 마음의 허전함이 없을 것 같다.


역시 난 혼자 살 팔자는 못 되었던 것이다.


9월의 가을이 흘러가는 것이 더없이 아깝고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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