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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ING

네 뒤에 나있다.

by 조나단

나는 발달장애인을 만난다.

하지만 이들을 안전하게 돌보는 것이 나의 일은 아니다.

나는 이들을 지원하는 사람들이다.


정확히 이들의 삶을 지원한다.

자신의 모습으로 살게 지원한다.

원하는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왕이면 좋은 선택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삶의 순간들이 의미 있게 지원한다.


내가 만나는 이들은

직업을 갖고

자신의 집을 갖고

나름대로 자신의 생활들을 이어간다.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타인의 보호와 가르침을 받고 성장해

부모의 간섭이 필요 없어질 때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이들의 삶에서

자립, 독립 이란 단어는

아무도 믿지 않았다.

이들도 타인의 보호와 통제에 익숙했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형 일자리

이들에겐 간단한 설명을 듣고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제공되는 집

이들에겐 필요한 것 서류를 알고 준비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

이들에겐 타인의 상황과 감정을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때마다 지원해 왔다.


당위성

어려운 상황은 많지만

한마디로 정리되는 단어다.

이미 자신보다 커져버린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들을

안심시키던 말이기도 했다.

이들도 나와 같은 사람이고

나도 내가 사는 방식을 선택하니까


아직까지 나는 이들과의 관계를 지속해 간다.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자립해?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몇 개나 된다고..'

라고 묻기도 한다.

'저도 지원받고 살아요

밥솥이 제가 먹을 밥을 해줘요

높은 곳의 물건 좀 내려달라고

키 큰 사람에게 부탁해요

차에 간단한 문제도 해결 못해서

정비소에 물어봐요

그래도 내가 자립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은

아직 만나보지 못했네요..!'

그때마다 답해왔다.


BACKING

우연히 인터넷에 ‘지원’이라고 검색했다.

영어단어가 한 개 나온다.

이 사람들은 사는 방식은 달라 보여도

본인 삶을 살아갈 것이다.

나도 인연이 닿는데 까지

이 사람들 뒤에서 할 일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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