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이 부족하면 우리는 좋은 어른이 될 수 없습니다.

청춘 18 티켓

by 개천의 용

"모험이 부족하면 좋은 어른이 될 수 없어."


제게 늘 많은 영감을 주시는 선배님이 알려주셨던 문장이었습니다. 이 한 문장이 꽤 오랫동안 제 마음을 멍하게 만들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불확실성을 지우고, 안전한 궤도 위에 안착하는 일이라고만 믿어왔거든요. 그런데 모험이 부족하면 좋은 어른이 될 수 없다니. 그건 마치 무채색으로 굳어가던 제 지난 시간들에게 던지는 서늘한 질문 같았습니다.


오늘은 제가 길을 잃을 때마다 꺼내 보는 문장들, 일본의 '청춘 18 티켓(Seishun 18 Kippu)'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보려 합니다.




18세, 숫자가 아닌 마음의 온도


이름만 들으면 갓 성인이 된 청춘들만 쓸 수 있는 티켓 같지 않나요? 저도 처음엔 그런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티켓에는 나이 제한이 없더군요.


JR 그룹이 이 티켓에 '18'이라는 숫자를 붙인 건, 물리적인 나이가 아니라 마음의 온도를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나이가 쉰이든 예순이든, 떠나고 싶은 설렘만 있다면 누구나 18살의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었던 셈이죠.


모든 게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신칸센이 아니라, 역마다 멈춰 서는 보통 열차만 탈 수 있는 이 티켓. 효율과 속도가 미덕인 세상에서, 이 티켓은 우리에게 '느림'이라는 잊혀진 사치를 선물합니다.




느린 기차 창가에서 배우는 것들


우리는 늘 목적지에 빨리 닿는 것에만 몰두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청춘 18 티켓'의 광고들은 우리에게 다르게 속삭입니다. 여행의 진짜 묘미는 도착이 아니라, 창밖으로 흐르는 풍경을 온전히 눈에 담는 과정 그 자체에 있다고요.


빠른 기차는 풍경을 선으로 뭉개버리지만, 느린 기차는 풍경을 점으로, 면으로, 그리고 하나의 이야기로 보여줍니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의 가슴을 울린 건, 어쩌면 우리가 바쁜 일상 속에서 잃어버렸던 **'과정의 미학'**을 건드렸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를 흔들었던 문장들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아니 당장이라도 짐을 싸게 만드는 그들의 카피는 언제 봐도 가슴 한구석을 저릿하게 만듭니다.




"모험이 부족하면 좋은 어른이 될 수 없어."


이 문장을 처음 봤을 때, 저는 꽤 부끄러웠습니다. 상처받기 싫어서, 실패하기 싫어서 움츠러들었던 제 지난날들이 스쳐 지나갔거든요. '좋은 어른'이란 상처가 없는 매끈한 사람이 아니라, 수많은 모험과 시행착오 끝에 단단해진 굳은살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지금 떠나."


청춘 18 티켓은 그렇게 말합니다. 망설임은 그저 시간을 갉아먹을 뿐이라고요. 당신이 18살의 마음을 품는 바로 그 순간, 그곳이 어디든 여행의 시작점이 된다고 말입니다.




청춘, 멈추지 않는 한 영원한 계절


결국 청춘이라는 건 특정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인 것 같습니다. 안전한 항구에 정박해 있기를 거부하고, 기꺼이 거친 파도 속으로 뱃머리를 돌리는 마음. 낡은 배낭 하나 메고 낯선 역에 내릴 용기가 있다면, 우리는 죽을 때까지 청춘일 수 있습니다.


다짐했습니다. 단순히 나이만 먹는 어른이 아니라,

가슴 속에 모험이라는 불씨를 꺼트리지 않는 그런 어른이 되기로요.


혹시 지금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무채색이 되어가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스스로에게 한번 조용히 물어보시길 바랍니다.




"지금 당신의 모험은 안녕하신가요?"


답하기 어렵다면, 당장 떠나셔도 좋습니다. 우리는 아직, 충분히 18살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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