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

by 철인

<호떡>


시장 골목 그 좁디좁은 곳에

향긋한 냄새가 자글자글 들볶아

지긋─이 눌리면

둥그렇게 퍼지는 그 모양

샛노란 해바라기를 품고

풍만한 몸매 사이로 꾸득한 속살 내비치고는

느긋─이 층을 쌓아 올리며

달큰한 향을 뽐내는 모양,

사람들을 꾀어내는 그 모양.

둥글둥글 넙데데한 것들이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인 것들이 재주도 좋아

딱 달라붙어 떨어질 생각을 안 하네

야야 참 부럽다

너희 앞에 모여든 우리는

서로서로 어깨를 저만치 내빼는데

붙어도 향기는커녕 쉰내만 나는데


세상천지 이 넓은 곳에

시큼떨떨한 찬바람만 휑하니

지긋─이 눌러도

퍼슬퍼슬 흩어지는 그 모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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