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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나이대별 슬기로운 직장생활

어울림의 생활에서 혼자 하는 생활로 변하는 과정

by 사진찍는 연구원

2025년 12월이면 직장생활을 정리하는 60세 정년퇴직이다.


대학 2년을 다니고 군에 입대하여 30개월(-3개월, 문무대와 전방입소훈련을 이수하면 군복무기간 단축을 해주었음.) 다시 복학하여 2년을 더 다니고 졸업을 하고 몇 개의 기사자격증을 따고 1990년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나에게 정년퇴직이 과연 올까? 하는 느낌으로 회사를 다녔다.


직장생활 36년 동안

회사생활에 즐거움이 많았던 시절도 있었고

회사에 대한 원망도 많이 하던 시절도 있었다.

이 기간 동안 결혼도 하고 애들 둘을 낳아 지금까지 별 탈없이 잘 키워가고 있다.


내가 예상하는 나의 인생 85년의 여정을 보면 학교 다니고 취직하여 자립하기 전까지 30년, 직장생활 30년, 노년생활 25년 정도 이렇게 정리될 것 같다.


나의 인생여정 동안 가장 중요한 시기가 아마도 직장생활시기 36년이었을 것이다.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어느새 지나버린 세월을 되돌릴 수 없는 일이다.


천주교 신자인 나는 별일이 없으면 주말에 성당 미사를 참석한다. 미사시간은 60분 정도인데 매번 똑같은 식순이 80% 정도이고 매번 달라지는 것은 말씀 전례로 신부님의 강론과 제1독서, 제2독서, 기도 내용이다. 반복되는 미사 내용 중에 신앙고백 내용에 "죄의 용서와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라는 문구가 있다. 지금 내가 죽었다가 10년 후에 부활하여 다시 살아난다고 하면 지금 나의 모습 그대로 부활한다고 하면 부활의 의미가 뭘까? 내가 살던 그때와 뭔가 더 낳아진 행복한 나로 부활해야 의미가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부활을 원하지 않고 지금 있는 현재의 내가 부활한다면 이런 모습으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그곳으로 가는 상상을 하며 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가고자 한다. 현재의 내가 인생의 모든 것이니까.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내가 직장생활 초기로 돌아간다면

이러한 상상은 어쩌면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후회하는 것이 아닌 좀 더 나은 인생을 살기 위한 각오와 더 열심히 뭔가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 싶다.


36년간의 나의 직장생활 분위기를 크게 나누어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990년~1999년 : 직장생활의 초창기는 직장동료들과 어울림의 정말 가족 같은 직장 생활이었다. 직원의 애경사에 많은 직원이 참석했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도와가며 사이좋게 지냈다. 출근길에 만난 동료들과 다정한 이야기를 하며 출근을 한 적이 많았다. 퇴근길에 우연히 만난 동료들과 호프집에 들르는 일도 많았다.

DSCN0371.JPG 직장 분위기 좋을 때 직원들 단체로 골프라운딩 2004


2000년~2009년 :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보려고 도전하는 시기로 대학 전공을 과감히 포기하고 전공과는 다른 부서로 발령을 받아 ISO심사를 다녔던 시기였다. 이때만 해도 직장 내 분위기가 좋았다.

ISO 인증업체 초청 ISO 9000 교육 수료 사진

2010년~2019년 : 이때부터는 서서히 직장 내 분위기가 가족에서 개인으로 변경되어 가고 있는 시기였다.

나에게는 가장 재미있었던 기간으로 다양한 취미생활도 새로 시작했도 직장 내보다 외부 사람들을 만나고 즐거워했던 시간이었다.


2020년~2025년 : 직장동료들 간의 우애가 거의 사라진 삭막한 직장생활. 2025년 지금은 혼자 하는 직장 생활로 나에게 주어진 내 일만 열심히 하면 되는 세상으로 변화되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VS 원수는 직장에서 만난다.


변화의 원인은 아마도 직원수의 증가와 베이붐세대의 퇴직으로 인한 세대교체로 직원의 평균연령이 낮아진 것과 COVID-19 기간을 보내면서 단절된 대화와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한다.

이러한 변화가 조직의 효율성에는 좋을 수 있으나 직원 개인으로 보면 우울증 환자가 발생하고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각종 징계로 해임되는 사례도 늘어난다.


나의 직장생활에는 어느 정도 굴곡이 있었다.

어느 때는 많은 일에 지치기도 하고, 동료들 간의 갈등으로 괴로워하고, 잘못 만난 직장상사를 원망하기도 하고, 승진에 누락되어 퇴사를 고민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소송에 들어가기도 하고...

이러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빠져나오려고 고민하고 괴로워했던 시간이 있었으나 그러 시간들은 금방 지나가고 없었다.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명언 중에 명언인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이 말이 정말 명언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모든 어려움에도 직장은 나에게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주고 있다. 이 직장생활을 바탕으로 저축도 하고 연금도 납입하고 보험도 들고 해서 노후 걱정은 조금 덜 할 수 있을 것 같다.

원장님 업무보고

직장생활 동안이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음을 나는 안다.

직장생활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직장생활을 하게 된다면 더 좋은 직장생활에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없다.

나는 나 나름대로의 성실하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지내다가 퇴직하였음을 영광으로 생각할 것이다.

정년퇴직 후 더 나은 행복을 찾아 떠나는 나의 남은 여정을 멋지게 마무리하기 위하여 오늘도 뭔가 재미난 일이 일어날 것을 상상하며 행복한 아침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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