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꼰대' 인가?

by 정지이

30대가 되었을 때 내가 서른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32살쯔음에나 아 내가 30대였구나 하고 인지했었던 기억이 난다. 40대가 된 지금은 1월 1일 시작됨과 동시에 와 내가 40대라니.. 곧바로 인지가 되었다. 아무래도 30대가 되었을 무렵에는 무언가에 바삐 쫓기는 삶을 살아서 그런지 나이를 인지할 정신도 없었나 보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40대는 책으로 비유하면 본론으로 들어가는 나이라고. 그리고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40대는 지난 30대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게 되는 나이라고. 뭐가 맞는 말인지 틀린 말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난 40대다. 누군가의 말의 의하면 난 지금 본론을 행하는 중이고 확실히 30대와는 다른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바쁘다. 좋다. 자리 잡았다. 성공했다는 것과는 어울리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


내 와이프와 나는 8살 차이가 난다. 작년 24년까지 딱 2년 동안만 같은 30대를 보냈다. 와이프는 나보다 더 꼰대다. 요즘 말로 젊은 꼰대다. 생활방식의 고지식함이 아닌 보수적 성향이 강한 꼰대다. 그리고 1월 1일에 와이프에게 말했다.


나 : 자기는 늙지 마라.

와이프 : 왜?


나 : 지금도 꼰대인데 나이 들면 얼마나 더 꼰대소리를 듣겠나 싶어서.

와이프 : ㅎㅎㅎㅎ나는 오빠한테만 그러는 건데?


나 : 아마 세상 모든 꼰대들이 같은 말 할걸?? 다른 사람한테는 안 한다고.. 그게 꼰대야

와이프 : 그래서 싫어??


나 : 싫다 좋다의 문제가 아니라 집에서도 그러는데 밖에서 안 그런다는 보장은 없으니까.

와이프 : 밖에서 그러는 거 봤어!?


나 : 그래도 나보다 좀 더 어린 사람들에게는 한 없이 충고해주고 싶은 게 연장자의 마음 아닐까?

나는 자기 나이를 지나와봤지만 자기는 아직 나만큼 안 살아봤잖아.

와이프 : 오빠 그거 알아?


나 : 뭐??

와이프 : 방금 진짜 꼰대 같았음.


한 방 먹었다.

그렇다. 나는 나도 모르는 새에 꼰대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따지고 보면 '꼰대'는 모든 연령층에 존재하는 것 같다. 나보다 어린 와이프에게 잔소리하는 꼰대. 딱히 살아가는데 큰 문제도 없지만 늘 먹고사는 거에 걱정하는 부모님의 꼰대 같은 잔소리. 아! 친구 중에도 있다. 연장자가 아닌데도 꼭 훈계질을 하며 꼰대 같은 말만 늘어놓는 친구도 있다.


꼰대의 사전적 정의가 무엇일까?

네이버와 나무위키에 검색을 해보았다. 나무위키가 내가 알고 있는 정의와 비슷한 듯하다.

'연령대와는 상관없이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비하하는 멸칭으로 사용되는 단어이다'


도대체 꼰대라는 말을 누가 언제 처음 사용했던 걸까?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굳이 비하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리고 우리나라가 사실 권위주의체제가 시작이 되어 지금에 이르러 민주적 이행이 되고 있지 않은가? 자주적, 민주적 체제가 발달이 된 시초에는 권위주의가 있었다. 그렇다는 것은 꼰대가 있음으로 인해 개인의 자유와 표현이 존중받는 시대가 된 것인데, 이 자기표현이 강한 MZ세대 중 일부는 자신의 생각만이 정답이라고 우기며 선배나 상사를 무시하는 경향은 잘못된 사례다.


권위주의적이고 보수적인 것들이 지금의 민주와 자유를 낳게 했다. 자유로운 자기표현은 순기능이나 '꼰대'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자기표현의 범위가 자칫 도를 넘게 되면 그것은 예의가 없는 행위인 역기능이다. 단어의 정의를 제대로 알고 나니 꼰대라는 말이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와이프에게도 말을 해줬다.


나 : '꼰대'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 알아?

와이프 : 응. 오빠 같은 사람.


나 : 음................. 죽을래?

와이프 : ㅎㅎㅎㅎ 아니야?


나 : 알려주려고 했더니만 안 알려줌

와이프 : 욱하는 거 보니 좋은 뜻은 아닌 거 같네? ㅎㅎ


나 : 아니야~ 뭐 나쁜 의미를 담고 있진 않아.

와이프 : 근데 왜 욱했어? 나쁜 의미 아니라 해도 좋은 의미만 있는 건 또 아닌가 본데? ㅎㅎ


아주 가지고 논다.

난 꼰대라는 말이 듣기 싫어졌다. 단어자체가 뭔가 약 오르다. 아주 잠깐동안 꼰대를 지향했던 내가 10분도 지나지 않아 꼰대를 지양하게 되었다. 크게 긍정적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 아니면 기피하고 싶은 게 사람의 본능인가 보다. 그리고 그날 잠들기 전까지 '꼰대'라는 단어로 우리는 하나 걸리기만 해 봐라는 식으로 서로 놀리기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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