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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희 Aug 18. 2023

지그재그는 여성 패션 플랫폼이 아닙니다.(2)

[프로덕트 역기획]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으로의 변신

지난 글에서 지그재그의 변화와 그에 따른 전략을 살펴봤다. 오늘은 고객이 지그재그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발견하고,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분석해 볼 것이다. 역기획의 바이블이라고도 할 수 있는 도그냥님의 방법에 따르면 개선점을 찾을 때는 해당 서비스 기획자가 나보다 똑똑하다는 생각으로 왜 이런 식으로 기획했는지, 어떤 전략적 이유가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전에 역기획을 진행했을 때는 깊게 고민하지 않았던 부분이기 때문에 '왜(why)'에 집중하여 진행하고자 한다.



옷 말고도 스타일과 영감을 Get할 수 있도록 

지그재그는 강력한 개인화 추천 서비스로 상품을 탐색할 때에도 고객의 취향과 기존 스타일을 고려하여 적극적인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홈 화면에서부터 '000님을 위한 추천 아이템', '이 상품을 찜한 다른 고객이 좋아하는 상품' 등 내 취향과 스타일에 적합한 상품들을 우선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스타일을 제안하고, 추천해 주는 메뉴는 이전 '발견' 탭에 있었던 '스타일링', '에픽', '매거진'이다.


먼저 '스타일링'은 지그재그의 전문 패션 에디터가 제안하는 코디 콘텐츠로 미니멀부터 스트리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의 코디가 매일 업데이트되고 있다. 


'에픽(epick)'은 패션과 스타일링을 좋아하는 직잭러(지그재그 유저) 누구나 에디터가 되어 자신의 취향과 그에 맞는 아이템을 edit & pick 하여 공유할 수 있고, 다양한 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업로드 권한을 받은 직잭러들만 에디터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스타일 키워드, 활동 중인 SNS 등에 관한 간단한 설문을 우선적으로 완료해야 된다.

마지막으로 '매거진'은 '주간잘산템', '주말뭐입지', 'Z_ROOM' 등 지그재그만의 다양한 콘텐츠들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컨셉의 콘텐츠들을 활용해 고객에게 상품을 큐레이션하는 미디어커머스의 모습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직접 사용해보니 3가지 기능 모두 지그재그가 여성 패션 플랫폼에서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데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스며들고 있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한 flow는 상품 탐색 후 결제로 전환되는 것이다. 그러한 flow를 직접 경험하면서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으로서 지그재그는 어떤 UX/UI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1. 스토어 내부 스타일 탭

불과 2주 전까지 보지 못했던 스타일 탭이 추가되었다. 모든 스토어에 있지 않아서 발견이 늦었을 수도 있다. 어찌됐든 인기 스토어들을 둘러보니 스타일 탭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기존에 상품 탐색은 이미지로만 가능했지만, 스타일 탭을 통해 영상으로 스타일링된 상품까지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유튜브 숏츠, 인스타그램 릴스와 유사한 UX와 UI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탐색에 어려움은 없었다. 한 번의 스크롤만으로 다음 영상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자동 재생은 되지 않아서 반드시 직접 스크롤을 해야 된다. 

WHY - 기획 의도 추측하기

왜 자동 재생이 되지 않을까?

인스타그램 릴스와 유튜브 숏츠는 유저에게 편안한 시청 환경을 제공하여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목적으로 터치 없이 다음 영상으로 넘어가는 자동재생이 필요하지만, 지그재그는 스타일 탭 영상을 통해 궁극적으로 고객의 결제 전환을 높이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영상 하단에 스타일링 되어 있는 상품을 노출시켜 고객으로 하여금 상품 탐색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재생 보다는 고객이 충분히 상품을 탐색하도록 하여 상품 상세 페이지로 넘어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2. 상품 상세 페이지 (직잭러 코디 & Z클립)

직잭러 코디는 해당 상품이 에픽에 업로드 되었을 경우에 볼 수 있다. 클릭하면 에디터가 작성한 게시물 페이지로 넘어간다. 에픽에 업로드된 경우에 보여지기 때문에 특정 상품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에디터가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렸을 경우, 게시물의 첫번째 사진이 노출되다 보니 해당 상품 코디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z클립은 스타일 탭에 있는 영상과 동일하며, 상품정보 최상단에서 보여지고 있다. 원피스 상품을 보기 위해 들어왔지만, 하프자켓 영상이라고 노출된 것을 봤을 때, 아직 새로운 서비스이다 보니 정확도를 높여가는 중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3. 스타일링 찜 기능

기존에는 상품에 대해서만 찜을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스타일링 탭이 추가되어서 하트 아이콘을 통해 원하는 스타일링에 찜할 수 있다. '관심 있는 스타일링을 더 추가해보세요.'라는 cta 문구를 클릭하면 스타일링 메뉴로 이동한다.



현재 지그재그는 고객의 결제 전환을 늘리기 위해 기존 flow에서 스타일과 영감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스며들게 하는 과정 중에 있다. 이전처럼 별도의 메뉴로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들을 자연스럽게 노출하여 고객의 상품 구매 니즈를 확대하는 전략인 것이다.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하여 콘텐츠를 활용한 미디어 커머스는 적극 확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인 만큼,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현재의 문제를 규정하고, 이에 대한 개선을 해볼 것이다.


에픽(epick), 모호한 정체성으로 참여 유도 부족

앞서 살펴본 여러 서비스들 중에 에픽(epick)에 집중하여 문제를 규정하고, 개선을 해보고자 한다. 미디어 커머스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들을 관통할 수 있는 문제점을 찾고, 개선하는 것은 역기획의 규모가 너무 커져서 정해놓은 기한 안에 마무리하지 못할 것이다. 우선순위를 에픽(epick)으로 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고객이 직접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서로의 스타일을 공유하며, 소통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콘텐츠 커머스로서의 확장 가능성이 가장 크다.

둘째, 에픽(epick)을 올리면 500p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여 확장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지그재그 입장에서도 우선순위가 가장 높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에픽(epick)은 SNS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특성에 맞게 소통보다는 아이템 공유 및 스타일링 제안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은 이벤트를 통해 에디터를 늘리고 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이 업로드하는 콘텐츠의 양과 퀄리티가 중요하기 때문에 에픽을 통해 고객이 느끼는 만족감을 높여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현재의 에픽은 SNS도, 그렇다고 큐레이션 서비스도 아닌 모호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기에 적극적인 콘텐츠 생산과 리텐션을 이끌어낼 요소들을 추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WHY - 기획 의도 추측하기

왜 SNS적 측면을 강화하지 않고, 적극적인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까?

지금은 스타일을 공유하고, 발견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에디터의 콘텐츠를 클릭하면 바로 아래 있는 에디터 PICK을 통해 착용한 상품을 알 수 있고, 유사한 상품까지 추천해주기 때문에 고객의 구매를 효과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그리고 에디터와 콘텐츠 수를 늘리기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봤을 때, 아직까지 에픽을 사용하는 고객이 충분히 많지 않아서 SNS나 커뮤니티적 측면을 강화하지 않을 수 있다.



글이 너무 길어진 관계로 다음 글(아마 지그재그 마지막 글)에서 이와 관련된 타 플랫폼의 UX/UI를 살펴보고, 개선안 기획까지 마무리 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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