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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돌돌 Sep 27. 2023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먹거리 탐방(제주 8일 차)

저녁에는 먹거리로 탐방으로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에 가기로 했다. 차도 사람도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멀찍이 숙소를 잡고 먹거리 탐방을 위해서 시장 안으로 들어간다. 입구는 네 군데가 넘는 것 같다. 숙소 쪽 입구여서 초라해 보이지만 안에는 정작 불야성을 이룬다. 


아직 해가 지지 않은 저녁 6시도 무렵이건만 시장 안은 발 디딜 틈이 없다. 여기저기 음식을 사기 위해 나래비로 줄을 서 있는 곳이 다반사였다.  


저 우측 상단의 보랏빛 원통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곳이다. 골목 안 자체가 시베리아 벌판에 온 것처럼 시원했다.  평일이고 이른 저녁인데 서귀포시장은 저렇게 많은 사람들을 어디서 긁어모았을까. 


맛집마다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서귀포 올레시장에는 줄 서는 광경이 흔한 일이다. 다양한 먹거리와 맛거리가 식도가를 줄 세우고 있었다. 


오늘 나는 제주 흑돼지 꼬지에 꽂혔다. 그렇다고 흑돼지삼겹살로 배를 채우고 싶지는 않았다. 흑돼지삼겹살 꼬지 하나에 오천 원이었다. 가격이 겸허하다. 너무 싸게 파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주인은 남는 게 없어서 이제는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쪽에서는 먹거리 불쇼를 보이고 있다. 관광객들은 줄을 서서 탄성을 자아낸다. 코로나 이후에 이렇게 많은 군중을 구경한 적이 없었다.  


드디어 내가 들어갈 횟집을 찾았다. 황금어장 횟집이었다. 고등어회와 도다리회 모둠회가 2만 원이었다. 나 혼자 먹기에 딱이었다. 오늘은 땡잡은 날이다.  


아래보이는 것이 제주에만 있는 자연산 돌광어라고 했다. 귀한 어종이어서 잠시 먹을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혼자 먹으면 반도 못 먹고 가격도 만만치 않아 어쩔 수 없이 고등어와 도다리 모둠회 2만 원짜리를 주문했다. 


식당 안 내부 풍경이다.  6시도 안 되는 이른 저녁이었지만 식당 안은 왁자했다. 


회가 나왔다. 별도의 상차림 비용도 없었다. 도다리회 보다도 오늘은 고등어회가 맛있었다. 비린 맛이 하나도 없이 달큼했고 쫄깃했다. 지금까지 고등어회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 순간이다. 


5천 원 주고 거리에서 산 흑돼지 꼬지이다. 회와 흑돼지의 오묘한 조화는 자꾸 소주를 당겼다.


혼자서 소주 한 병에다가 카스 한 병까지 비워냈다. 


오천 원하는 오메기떡 2개와 아사이맥주 4개를 사가지고 숙소에 들어갔다. 오메기 떡 하나는 숙소 아줌마를 주기 위해서였다. 내가 세탁기를 어떻게 돌리냐고 묻자 아줌마가 빨래를 가져오면 돌려서 호실에 갔다 놓겠다고 한 것이 너무 고마웠다. 


숙소 아줌마한테 오메기 떡을 건네자 고마워서 안절부절못한다. 맥주 좋아하면 드시라고 아사이캔 하나를 꺼냈다. 술은 못한다고 한다. 숙소에 들어와서 빨래를 넌다. 숙소 아줌마가 센스 있게 옷걸이를 많이 가져다주었다.  


오메기 떡에다가 아사이 맥주를 마신다. 술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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