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by 이토리

빳빳이 목을 쳐들고 눈이 멀도록

빛나는 점 하나를 쳐다보는 해바라기는

과연 대단한 사랑꾼이다.


검은빛이 세상을 덮으면

그 점은 흐릿한 선이 되어가며 사라진다

단지 그것 하나 사라졌을 뿐인데


모든 걸 내려놓은 것 마냥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가

반짝이는 윤슬 내비치며 세상 위로 얼굴 내미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생기를 되찾는다


주위의 모든 것에 구속되지 않고

가슴속 안에 박혀 빛나는 점 하나에

숨김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해바라기는 과연 대단한 사랑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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