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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글게둥글게 Oct 27. 2022

엄마가 해줄게

호칭이나 이름이 주어로 사용된 문장을 들으면 쑥스럽다.

가장 낯간지러운 것은 "오빠가~,"로 열리는 모든 말이다.

본인이 본인의 이름을 문장 맨 앞에 두는 경우는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이를테면 ‘XX(이)도 그거 좋아해.’ 같은 것들.         

그런데 막상 엄마가 되고 나니 줏대 없이 문장 사용방법이 바뀌었다.

아들에게 말을 건넬 때 대부분 '엄마가'로 시작한다.

같은 뜻이지만 '내가 해줄게.' 보다 '엄마가 해줄게.'라고 하면

뭔가 단단하고 대단한 존재가 된 거 같은 기분이 든다.

어떤 아들의 부탁, 도움, 소원을 꼭 해결하고 마는 슈퍼우먼 말이다.

나보다 강한 내 안의 담긴 엄마 에너지가 마구 솟아올라서 그런가.      

아들은 이런 슈퍼우먼의 능력을 시험하듯

"엄마가, 엄마가"를 자주 외친다.


"엄마가 옷 입혀줘."

"엄마가 정리해줘."

"엄마가 씻겨줘."

"엄마가 버려줘."

"엄마가 안아줘."

"엄마가 뽀뽀해줘."

"엄마가 먹여줘."

"엄마가 해줘 다 해줘."      


으이그.




35도의 날씨에  '아빠 말고 엄마가 어부바'의 결과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워터파크 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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