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칭이나 이름이 주어로 사용된 문장을 들으면 쑥스럽다.
가장 낯간지러운 것은 "오빠가~,"로 열리는 모든 말이다.
본인이 본인의 이름을 문장 맨 앞에 두는 경우는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이를테면 ‘XX(이)도 그거 좋아해.’ 같은 것들.
그런데 막상 엄마가 되고 나니 줏대 없이 문장 사용방법이 바뀌었다.
아들에게 말을 건넬 때 대부분 '엄마가'로 시작한다.
같은 뜻이지만 '내가 해줄게.' 보다 '엄마가 해줄게.'라고 하면
뭔가 단단하고 대단한 존재가 된 거 같은 기분이 든다.
어떤 아들의 부탁, 도움, 소원을 꼭 해결하고 마는 슈퍼우먼 말이다.
나보다 강한 내 안의 담긴 엄마 에너지가 마구 솟아올라서 그런가.
아들은 이런 슈퍼우먼의 능력을 시험하듯
"엄마가, 엄마가"를 자주 외친다.
"엄마가 옷 입혀줘."
"엄마가 정리해줘."
"엄마가 씻겨줘."
"엄마가 버려줘."
"엄마가 안아줘."
"엄마가 뽀뽀해줘."
"엄마가 먹여줘."
"엄마가 해줘 다 해줘."
으이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