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자기 거라고 생각하는 아들.
아빠와 엄마의 관계를 탐탁지 않아하는 질투의 화신이자
강력한 소유욕을 가진 욕심쟁이다.
문제는 아빠를 생채기투성이로 만든다는 것.
아빠가 버젓이 있는데 귓속말을 가장한 큰 목소리로 속삭이곤 한다.
"아빠 내쫓고 우리끼리 살자. 나는 아빠보다 엄마가 훨씬 더 좋아."
엄마에게 동그라미 표시를 하며 좋다고 파닥거리면서 아빠에겐 엑스표를 팍팍 날리기도 한다.
그냥 엄마가 좋다고 하면 될 텐데 꼭 아빠랑 비교해서 애정 표현을 하는 이유는 뭘까.
워낙 성격이 평온한 아빠는 아들의 언어 공격에 허허 웃기만 한다.
그러나 정작 이상한 건 나다.
이런 아들의 모습이 남편에게 미안하면서도 괜스레 스멀스멀 웃음이 난다.
편애받는 짜릿한 기분 때문일까.
'~보다 , 더' 좋다는 말이 아빠에겐 상처겠지만
엄마에겐 앙큼한 희열로 다가온다.
이런 깜찍한 다섯 살의 행동에 굳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어마어마한 정의를 덧붙이고 싶진 않다.
한동안, 이 귀여운 질투를 실컷 즐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