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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글게둥글게 Oct 27. 2022

엄마바라기

엄마는 자기 거라고 생각하는 아들.

아빠와 엄마의 관계를 탐탁지 않아하는 질투의 화신이자

강력한 소유욕을 가진 욕심쟁이다.

문제는 아빠를 생채기투성이로 만든다는 것.

아빠가 버젓이 있는데 귓속말을 가장한 큰 목소리로 속삭이곤 한다.

"아빠 내쫓고 우리끼리 살자. 나는 아빠보다 엄마가 훨씬 더 좋아."

엄마에게 동그라미 표시를 하며 좋다고 파닥거리면서 아빠에겐 엑스표를 팍팍 날리기도 한다.  

그냥 엄마가 좋다고 하면 될 텐데 꼭 아빠랑 비교해서 애정 표현을 하는 이유는 뭘까.

워낙 성격이 평온한 아빠는 아들의 언어 공격에 허허 웃기만 한다.

그러나 정작 이상한 건 나다.

이런 아들의 모습이 남편에게 미안하면서도 괜스레 스멀스멀 웃음이 난다.

편애받는 짜릿한 기분 때문일까.

'~보다 , 더' 좋다는 말이 아빠에겐 상처겠지만

엄마에겐 앙큼한 희열로 다가온다.

이런 깜찍한 다섯 살의 행동에 굳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어마어마한 정의를 덧붙이고 싶진 않다.

한동안, 이 귀여운 질투를 실컷 즐겨야지.



옷에도 써놓았어요. 'I LOVE MY MUMMY' 그것도 대문자로 진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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