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뽀로로를 떼는 시기는 뽀로로를 정확하게 발음하는 때라는 글을 봤다.
이 과학적인 내용을 보고 아들에게 당장 뽀로로 발음을 시켜봤다.
"뽀요요."
'휴 다행이다. 우리 아들 아직 아가구나.'
말 못 한다고 걱정한 게 언제라고 발음이 잘 안 되는 모습에 안도를 하다니.
그도 그럴 것이 잽싸게 달려가는 아들의 성장 속도 때문이다.
아들이 아주 작은 존재였을 땐 시간이 느릿느릿 흘러갔다.
하루 종일 가득 품고 아주 가까이서 자라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야들야들한 눈시울에 보드라운 속눈썹이 삐쭉삐쭉 자라나는 모습,
하얀 밥풀 같은 이가 한두 개씩 배꼼 고개를 내미는 과정,
반득반득 눈동자에서 눈물을 함초롬 머금고 있다가 작은 폭포가 돼 흐르는 것,
이 모든 게 찬찬히 지나갔다.
지금은 매직아이 하듯 바짝 관찰하기엔 아들이 너무 커버렸다.
안으면 가슴팍쯤에서 팔랑팔랑 나부끼던 다리도 어느새 쭉 뻗어 내 배꼽을 한참 지나친다.
품이 아닌 곁에서 쑥쑥 자라는 아들.
이 모습이 너무 서운하다.
그래서 아들에게 볼멘소리로,
"왜 이렇게 많이 컸어. 우리 아가 보고 싶다." 했더니
아들은 슬픈 얼굴로 말한다.
"엄마, 그럼 나 늙었어?"
에구구, 엄마가 미안. 그래도 좀 천천히 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