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쩍 아들이 어른의 세계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마트에 가면 와인이나 맥주를 사라고 부추기고,
우유를 마신 후 '크으' 끓어오르는 소리를 낸다.
일상의 대화 속에서 불쑥불쑥 끼어들며 자신의 지식을 뽐내기도 한다.
엄마 "셔츠에 묻은 자국이 왜 이렇게 안 지워지지?"
아빠 "글쎄, 얼룩 제거제로 비벼 빨아봤는데 안 되네."
아들 "그럼 크린토피아에 맡겨."
아빠 "마트나 갈까."
엄마 "오늘은 귀찮아서 집에 있고 싶은데."
아들 "그럼 쿠팡에서 시켜, 다음날 일찍 오잖아."
엄마 "내일은 날씨가 어떨까."
아빠 "비 온 다는 거 같은데?"
아들 "엄마 그럼 날씨날씨 앱 봐봐. 그리고 오늘도 미세먼지 색깔도 알려줘."
엄마 "이 책 재밌겠다."
아들 "작가가 누구야?"
아빠 "이 옷 어때?"
아들 "아빠한테 사이즈가 딱 맞는 거 같은데?"
(집 앞에 놔둔 택배를 보며)
아들 "엄마 이 택배 반품할 거야? 아님 교환할 거야?"
백화점을 '아따점'으로 부르더니
지금은 백화점 이름도 줄줄 외운다.
어느 백화점 몇 층에 장난감 가게가 있는 것 까지도.
많이 컸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