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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글게둥글게 Oct 27. 2022

어른의 세계

요즘 부쩍 아들이 어른의 세계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마트에 가면 와인이나 맥주를 사라고 부추기고,

우유를 마신 후 '크으' 끓어오르는 소리를 낸다.

일상의 대화 속에서 불쑥불쑥 끼어들며 자신의 지식을 뽐내기도 한다.           


엄마 "셔츠에 묻은 자국 이렇게  지워지지?"

아빠 "글쎄, 얼룩 제거제로 비벼 빨아봤는데 안 되네."

아들 "그럼 크린토피아에 맡겨."     


아빠 "마트나 갈까."

엄마 "오늘은 귀찮아서 집에 있고 싶은데."

아들  "그럼 쿠팡에서 시켜, 다음날 일찍 오잖아."     


엄마 "내일은 날씨가 어떨까."

아빠 "비 온 다는 거 같은데?"

아들 "엄마 그럼 날씨날씨 앱 봐봐. 그리고 오늘도 미세먼지 색깔도 알려줘."     


엄마 "이 책 재밌겠다."

아들 "작가가 누구야?"     


아빠 "이 옷 어때?"

아들 "아빠한테 사이즈가 딱 맞는 거 같은데?"


(집 앞에 놔둔 택배를 보며)

아들  "엄마 이 택배 반품할 거야? 아님 교환할 거야?"

         

백화점을 '아따점'으로 부르더니

지금은 백화점 이름도 줄줄 외운다.

어느 백화점 몇 층에 장난감 가게가 있는 것 까지도.

     

많이 컸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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