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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글게둥글게 Oct 27. 2022

새살이 솔솔

가끔 마음에 구멍이 뚫린다.

그럭저럭 스스로 가릴 수 있는 작은 구멍도 있지만

감추기 힘든 큰 구멍도 생긴다.

마음을 나눌  있는 몇몇에게 구멍에 대해 털어놓으면 다양한 형태의 위로를 전한다.

분명하고 다정한 도움말은 구멍을 지워주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말을 들어도 헛헛함이 사라지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럼 아들을 잔뜩 안는다.

가슴을 맞닿은  서로를 에워싸고 있으면

구멍이 점점 차오른다.

아들은 엄마의 마음을 잘 모르지만

또 어떤 위로도 해주지 않지만,

그저 두르고 있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된다.      

푸욱 안긴 아들의 한 마디가 포개지면 구멍에 새살이 돋는다.      


"엄마한테서 꽃향기가 나."      


아들아, 네 입에서는 매일매일 꽃이 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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