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마음에 구멍이 뚫린다.
그럭저럭 스스로 가릴 수 있는 작은 구멍도 있지만
감추기 힘든 큰 구멍도 생긴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몇몇에게 구멍에 대해 털어놓으면 다양한 형태의 위로를 전한다.
분명하고 다정한 도움말은 구멍을 지워주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말을 들어도 헛헛함이 사라지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럼 아들을 잔뜩 안는다.
가슴을 맞닿은 채 서로를 에워싸고 있으면
구멍이 점점 차오른다.
아들은 엄마의 마음을 잘 모르지만
또 어떤 위로도 해주지 않지만,
그저 두르고 있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된다.
푸욱 안긴 아들의 한 마디가 포개지면 구멍에 새살이 돋는다.
"엄마한테서 꽃향기가 나."
아들아, 네 입에서는 매일매일 꽃이 피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