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레벨업 해 가는 중

바이올린 연습 기록 07

by 이오월


드디어 두 번째 현을 짚을 수 있게 되었다. 약간의 레벨업을 했다고 볼 수 있을까? 짚는 자리는 똑같지만 더 많은 음을 낼 수 있다는 게 기분 좋게 만들었다.


여전히 연습은 숙제처럼 나간다. 요즘은 갈 때마다 학원 수강을 언제까지 해야 할까 고민하곤 한다. 오히려 현도 음도 할 수 있는 것들은 더 늘어가는데 재미는 이상하게 떨어진다. 다 비슷비슷하다고 느껴서 그런 걸까?


그래도 한 달 정도는 재등록을 할 계획이다. 왜냐하면 약간의 기대가 생겼기 때문이다. 다음 주부터는 두 개의 현을 동시에 연주하는 법을 배울 예정이다.


처음으로 기대란 게 생겼다. 왠지 두 개의 현을 사용하면 진짜 악기를 연주하는 느낌이 들 것 같다. 그거는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최근 학원에는 공지사항이 하나 붙어있는데 10월 앙상블 신청 내용이었다. 두 가지 곡을 할 예정이고 원하는 사람은 상담실로 문의하라는 내용이었다. 그중 바이올린 곡은 마법의 성이었는데 아는 곡이라 그런지 더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직 기초도 떼지 못한 상태라 앙상블의 이응과도 거리가 멀었다.


어쩌면 하나, 둘 내가 미래에 원하는 모습을 그려가며 꾸준히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이 연습 기록을 작성했을 때, 내가 초보자 시절을 못 견뎌서 걱정이라 했는데 아마 지금이 딱 그 시기인 것 같다.


최근 봤던 유튜브 영상에서 조승연 씨는 수영을 배우면서 4년 배운 수강생과 대화를 했다고 한다. 조승연 씨는 초보였고 그분은 당연히 잘하시는 분이었는데 4년 후 수영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잠들기 전에 상상하곤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이 시도했다가 관뒀던 일들, 그 일들을 4년 정도 했다면 어떤 모습이었을지도 상상한다고 한다.


신기한 이야기였다. 왜냐하면 나는 같은 상상을 하더라도 후회가 주를 이룬다. 만약 내가 그만두지 않았더라면, 계속했더라면 이랬을 텐데. 더 나았을 텐데. 그건 명백히 후회의 감정이지 지금 하는 일이 더 기대가 되는 감정은 아니다.


그래서 그분이 신기하면서도 내가 바이올린을 그만둘 수 없는 이유가 되어버리기도 했다. 4년이나 지속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그 정도 되었을 때의 나는 분명 전공자만큼은 아니어도 곡을 연주할 수준은 될 테니까 말이다. 그 모습을 기대하다 보면 지금 그만두는 게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다.


꼭 무언가를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동안 단순 지루한 문제로 그만둔 것들이 아쉬워진 경험이 다수 있다. 그때의 나는 내가 문제라고 생각했고 틀렸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틀렸고 문제라기 보단 앞으로는 더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그렇게 했을 때 또 다른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거 같기 때문이다. 단순히 그만두어서 아쉬워만 하는 나보다, 조금 버티고 견뎠을 때 해낸 나의 모습은 어떨지가 궁금하다.


사실 정말 그럴 수 있을지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이런 생각이 쌓인다는 것만큼은 기억하려고 한다. 그래야 언젠간 또 힘든 날이 왔을 때 정말 못 버티겠는 문제인지, 아니면 조금 더 하다 보면 기대되는 내 모습이 있는지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날이 정말 오게 된다면 그땐 기쁜 마음으로 글을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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