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믿기지 않지만, 현실이라는 사실을

2025.09.11

by 다니


뭐든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현실이 되고 나면

그 현실을 덤덤히 받아들일 것 같지만,


믿기지 않고

믿을 수 없고

믿고 싶지 않아

애써 부정하게 되는 것들이 존재한다.

숨을 쉬며 살아가는 오늘이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해서

가끔 먼 유명인의 죽음이나

시민들의 무고한 희생이나

지인들의 먼 이별을 접하면


고요하고 적막한 일상에

경보음이 울리듯

가슴이 저릿해지고

나의 숨소리가 유독 크게 들려

살아있음을

확연히 느끼게 해줄 때가 있다.


살아있는 것 또한 현실이지만 믿기지 않고

죽는다는 것은 더더욱

나와 내 가족, 오늘 마주한 많은 생명체에게,

모두에게 다가올 현실이라는 게


실감을 하고 있지만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아예 그 사실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현실이라고 인정하는 것이 버거워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영원한 이별이 존재한다는 걸

그 누가 인정하고 싶을까.

어찌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죽더라도 천국에서,

다음 생에,

하물며 서로 기억 못하더라도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그런 희망을 간신히 붙잡고

살아가는 남은 인생들 속에


계속해서 일어나는

갑작스러운 이별은,


우리들을 무너뜨리기도

그렇지만

다른 사람의 아픔이 선명해지게도

그래서

내가 무얼 하며 살아야 할지

더 분명하게 만들기도 하기에


아직도 믿기지 않지만

현실이라는 사실을,

나와 너

우리 모두

언젠간 이별할 거라는 사실을


결국 인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