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 검사 결과, 그리고...

by 다니


연차를 내서 MRI, 보청기청각검사, 청성뇌간반응검사를 진행하고 교수님 진료를 받았다.

젊은 나이에 특별한 사고 없이 청각이 약하기에, 정밀 검사가 필요했다. 점심시간인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꽤 긴 대기시간과 검사 시간을 반복했다. 아픈 사람들은, 몸이 아픈 것도 힘든데 병원 진료를 받기 위해 이렇게 또 검사 과정을 기다리고 견뎌내야 하는 시간이 얼마나 버거울까. 귀가 안 들리는 것 외엔 불편한 것 없는 나도, 이렇게 지치는데 말이다.


보청기를 하고 나서 한 달이 지난 지금, 그간 보청기를 잘 사용해 왔는지, 다른 불편함은 없는지 잠깐 상담받는 시간이 있었다. 워낙 조용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터라, 평균 일일 착용 시간은 9시간이 넘는데, 소리 중 생활 소음이 가장 많이 잡혔다. 대화 말소리가 클수록 보청기의 인지 능력도 늘어나니 좀 더 대화 많이 할 수 있는 상황에 쓰길 권유하셨다.



이번 검사가 끝이겠거니 라고 생각했지만, 교수님의 입에선 예상치 못한 말이 나왔다.

“검사 결과를 쭉 보니, 아무래도 유전성 난청인 것 같아요.”

“유전성이요…?”

“가족 중에 귀가 불편하신 분은 없으실까요?”

“아빠가 일하시다가 후천적으로 생긴 소음성 난청이 있는데요.”

“후천적인 게 아닐 수도 있고, 여하튼 유전자 검사를 받아봐야 정확히 아니까요.”

“그럼, 유전이 물려질 수도 있다는 거네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요. 희귀 질환 센터 전문의 쪽에 의뢰를 넣어 예약 도와드릴게요. 검사 결과는 오래 걸리지만, 유전자 검사를 하면 한꺼번에 확인 할 수 있어요.”


유전성 난청은 생각도 안 해봤는데, 왜냐하면 부모님이 직접적으로 귀가 나쁘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정말 보인자 유전자가 넘어와 나에게 발현된 건지, 아니면 물려받음과 상관 없이 새로운 돌연변이 케이스인 건지는 정밀 검사를 받아봐야 확신할 수 있는 것이었다.




유전을 가지고 있다면, 내 다음 세대 자녀들이 무조건 발현되는 건 아니지만, 혹여나 하는 마음. 어쩌면, 청력이라는 게 직접적으로 티가 나지 않기에 앞으로 밑 세대들에겐 미리 검사하고 예방하여 일찍이 조처할 수도 있겠다는 긍정적인 생각. 무엇이든 불편함을 겪으면 무시하지 말고 꼭 확인하라고 당부해야겠다는 다짐. 내 몸 내가 제일 잘 아니깐, 나 자신이 잘 챙겨주자, 그것이 곧 나의 행복이자 가족의 행복이다 라고 되새기는 오늘.


‘에잉, 병원 이제 올 일 없을 줄 알았는데. 또 오게 생겼네 ..’

그렇게 생각했지만 속으론 안도의 한숨이 내쉬어지기도 했다.


큰 병이 아닌 것이 어딘가.

내 미래를 위해서 좀 더 투자하자.


이 정도의 어려움도 없으면, 인생이라고 할 수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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