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향인 시가 모임에서
내향인 며느리의 시도 2

김장 모임

by 내향 수달이

가족 모임 중 김장일이 있습니다. 가족이 다 같이 모여 김장하는 자리입니다.


김장 시즌이 다가오면 시어머님께서는 이번엔 김장을 많이 하지 않으실 거라 말씀하십니다.

처음엔 믿었지만 몇 번의 김장을 겪어본 결과 많이 하지 않으실 거라는 말씀은 그냥 하시는 말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김장은 작년과 비교할 때 적게 하셨습니다. 야호! 여러 사정이 있으신 듯합니다.


이번엔 양이 적어져 마당이 아닌 거실에서 김장을 했습니다. 절인 배추 속을 무치기 위해 원형 김장패드를 깔고 가운데에 김치 속을 쌓아놓고 둘러앉아 절인 배추를 잡고 배추 속을 긁어와 무치기 시작했습니다. 내향인인 저는 비상경계 '주의' 단계가 발동됩니다. 외향인 시가 가족분들의 수다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대화내용 수위(?)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롤러코스터를 타지만 며느리로서 대화에 잘 참여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대화 내용 중 대응이 어려웠던 것은 "예전엔 김장 끝나고 찜질방 자주 갔잖아~" 주제가 나오면서 며느리인 저에게도 찜질방 어떠냐는 질문이 왔고 "어.. 그러니까;; 씻을 때는 창.. 창피할 것 같아요."라는 어색한 답변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어머님, 시누이 분들과 서로 맨몸을 보는 장면을 상상하니 도저히 으.. 불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가신다는 게 아니셨고 웃어넘기며 안도감과 함께 열심히 배추를 무쳐 김치통에 차곡차곡 쌓았습니다.


많이 모이신 김에 다 같이 미뤄 두셨던 집안의 고칠 것들 치울 것들 도와드리고 중간중간 간식도 먹고 저녁도 먹었습니다. 저녁을 다 먹으니 어머님께서 저의 부모님께도 김치를 가져다 드리라며 보내주셨습니다. 덕분에 양가 왔다 갔다 효자가 되었습니다. 하하..


김장 양이 많이 줄었는데도 다음날 근육통이 있어 신기했습니다. 파스를 붙일까 하다가 며칠 열심히 움직여 보려고 합니다. 시어머님이 가족을 위해 많은 양의 김장을 해오신 노고에 감사함을 느끼지만 이제는 진짜 연세를 생각하셔서 지금처럼 줄여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래서 시도한 게 무엇이냐면 시어머님께 "김장 속 남지 않고 딱 맞게 해서 너무 좋아요~!!", "양이 적당해서 그런지 간도 딱 맞게 맛있게 되었어요~!!" 계속 칭찬드렸습니다. 시어머님께서 "부족하면 또 하지 뭐~"라는 말씀에 살짝 걱정이 되었지만;; "맞아요 그럼 될 것 같아요~!!" 답변을 드리며 김장을 줄여도 좋다는 생각을 하시도록 시도해 보았습니다.


결혼하신 모든 부부님들, 내향인 모두 힘내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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