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릅 Sep 11. 2022

정리하고, 수용하고, 실천하기 찐 인생은 그때부터

일단 가장 중요한 건, 정리


최근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거에 비해 능력치가 제대로 발현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분명히 할 줄 아는 게 많은데 그 자리에서 뱅글뱅글 도는 느낌을 받았다. 되게 억울했다. 그 이유가 뭘지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나는 정리하는 힘이 약했다. 정리를 잘해야 분명하게 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눈에 확 보이게 된다. 물론 글을 써서 좀 나아졌지만 나는 여전히 정리가 안되어 생각이 복잡해지거나 딴 길로 새는 어려움을 겪는다. 일단 나의 부족함을 크게 5가지로 정리해봤다.



1.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분명하지 못함

2. 혼자만의 생각에 너무 집중되고 고집 부림

3. 다른 사람의 방법은 별로라고 생각함

4. 한번 습득하면 계속 그 방법으로만 밀고 감

5. 이미지 메이킹에 약함, 체면이 없음



특히 난 너무 체면이 없고 이미지 메이킹에 약하다.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건 좋다. 하지만 사회에 보이는 이미지도 챙기면서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한다. 특히나 창작자로서 나를 어필하려면 사람들을 의식해야 하고 시대의 흐름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역시나 내 생각을 잘 정리해서 말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게 비즈니스로 연결되며 나를 알리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걸 알았다. 사람들은 눈앞에 보이는 걸 중시한다. 사람을 알기 위해선 바로 보이는 걸로 판단하는 게 당연한 건데. 난 참 그걸 여전히 모른다. 그놈의 보이는 게 내 능력 이상으로 발복 하기도 하는데 말이다. 그러다 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거에 비해 능력치가 발현되지 않아서 억울했나 보다. 정리하니 알게 되었다.


위 다섯 가지들은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지만 여전히 나의 부족한 부분으로 여긴다. 이렇게 정리하고 또 수용한다. 수용의 자세는 엄청나게 빠른 지름길을 제공한다.


우리 할머니가 그렇다. 종종 백종원의 요리 채널을 보고 음식을 만드셨는데 어제는 청와대에서 직접 만드는 김치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해 보셨단다. 맛이 어떻냐고 묻는 할머니가 귀여우시면서 새삼 존경스러웠다. 설탕 대신 사과를 넣는 게 신기하더라. 여태 설탕을 넣고 김치를 해서 맛이 없었나?라며


80이 넘은 노인의 수용력에 감탄했다. 수십 년 동안 고착화된 자아와 생각에 변화를 주는 건 쉽지 않다. 내가 알던 방식대로 하는 게 제일 편하니까. 하지만 우리 할머니는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음식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갈등에서 시작되었을 뿐이다. 얼마나 트렌디하신가? 바뀌려면 수용해야 한다. 그리고 실천한다.


정리는 이렇게 한번 더 나에게 자극을 준다. 글을 쓰면서 내 생각과 마음 상태가 정리되었고 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이게 됐다. 사실 정리를 꺼리는 이유가 마주하고 싶지 않은 것들과 마주해야 하는 때문인 것도 있다. 번잡스럽게 떠돌던 애들을 집합시켜야 하니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정리는 지금의 상태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나의 부족함을 바라보는 약간의 수치심을 느꼈지만 이내 곧 수용했다. 내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뭔들 못하겠나? 다 별것들 아니다. 정리한 후 받아들이고 실천하면 된다. 인생 제발 지름길로 가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욕심쟁이는 마음껏 우울하려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