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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릅 Sep 21. 2022

어차피 뭘 해도 안 되는 거

진짜 내 맘대로 하는 거 개이득?

여태 보면 난 뭘 해도 잘 안됬던 것 같다. 나는 성격상 절대 찔끔해서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니다. 진짜 온 힘을 다하는 '해봤다'의 기준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뭘 해도 인정도 못 받고 한 거에 비해 저평가받는 편이다. 이걸 부정할 수 없는 게 진짜로 남들이랑 똑같이 하면 항상 나보다 남들이 평가를 후하게 받는다. 그래서 남들보다 2배는 해야 티가 겨우 났다. 억울하기도 했고 스스로 되게 답답함도 많이 느꼈다.



사주를 믿는 편인데 25세부터 35세까지 내 운이 마의 대운이라고 알고 있다. 그래서 한 거에 비해 티가 안나고 나를 알리는데 상당히 불리한 운이라고 한다. 반면 내 친구는 뭘 해도 잘됐다. 대학 동기인데 모든 교수님이 걔 작업을 좋아했고 공모전만 냈다 하면 다 수상하고 뭐 자잘 구리 하게 항상 좋은 방향으로 기회가 생겼다. 아니 이렇게 어리바리하고 어벙한 애가 왜 이렇게 운이 좋지? 했는데 사주를 보니 진짜 운이 좋은 거였다. 젊을 때 운이 거의 최상이라 뭘 해도 되는 거였다. 솔직히 진짜 부러웠다. 물론 걔가 실력이 좋고 열심히 하는 건 맞다. 근데 하는 거에 비해 더 평가를 좋게 받으니 그건 진짜 부러울만한 부분이다. 친구한테 시기까지는 아니어도 약간의 동경과 질투가 없다고는 말 못 하겠다. 부럽다 시바. 그래도 운이 좋은 사람 옆에 붙어 있으면 좋은 기운을 얻어갈 수 있다는 소리를 어디서 들어서 친구랑 더 가까이 지내려 한다. 콩고물이라도 떨어지려나? 헤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어차피 지금  대운은  해도  풀리는 쪽으로 깔려있으니 우울할게 아니라  맘대로 그냥 해도 되는  아닌가? 싶은 거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그래서 나는 그냥 꼴리는 대로 하기로 결정했다. 내가 재밌으면 그만이고 내가 신나면 그만이다. 갑자기 개이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나는 최악의 대운을 보내고 있지만 이를 오히려 기회로 삼기로 했다. 남들보다 나는 10년이나 인생을 연습할 시간이 주어진 거다. 누구에게  보일 필요도 없고 지켜야  명예도 없고 부도 없으니 그냥 진짜 완전 자유 시간인 거다 원체 낙천적이라 울적해졌다가도 글을 쓰고 맛있는  먹으면 금방 괜찮아지는 성격 덕이다아마 내가 수십 년을 살아남기 위한 방식으로 터득한  아닐까 싶다. 개이득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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